초기 교회사의 생생하고도 입체적인 증언 기록
정민 교수의 충실한 번역과 상세한 해설로 만난다
서학 도입기 조선 사회의 다각적 복원에 필요한 중요 사료가 마침내 공개된다. 18세기 조선 지성사를 깊이 탐구해온 고전학자 정민 교수가 번역하고 해제를 붙인 강세정(姜世靖, 1743~1818의 《송담유록(松潭遺錄》이 완역 출간되었다. 그간 학계와 교계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문헌의 사료적 가치를 명료하게 밝히고, 수백 개의 주석을 통해 불분명했던 수많은 인명의 인적 사항을 정리했으며, 교차 검증의 편의를 위해 원문 영인본을 수록했다. 무엇보다 다른 기록에서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한 내용들을 새롭게 발굴·소개했다.
이 책은 서학 태동기부터 신유박해 이후까지 조선 사회를 뒤흔든 충격과 그 흐름에 대한 풍부하고 통시적인 전망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성호 이익의 서학에 대한 논의부터 서학의 발생 및 성장 배경, 공서파와 신서파의 갈등과 행태 등 서학이 태동하던 시기의 분위기를 생동감 있게 보여준다. 또한 각종 상소문과 황사영의 〈황사영백서〉, 신후담의 〈돈와기문편〉, 서학을 배척한 안정복의 편지까지 주변 자료를 다수 수록했다.
“《송담유록》 《눌암기략》은 그간 학계에서 제대로 된 주목을 받은 적이 없다. 교회사뿐 아니라 당대 정치사의 흐름 이해와 남인의 위상 파악을 위해서도 결코 간과할 수 없는 귀한 자료다. 초기 교회사의 누락된 부분이 반서학의 입장을 지녔던 이들의 기록에 힘입어 충실하게 채워지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_해제에서
서학의 태동기부터 신유박해 이후까지
척사의 기록에 담긴 초기 교회사
《송담유록》은 어떻게 발견되었는가?
다산 정약용을 오랜 시간 공부해온 정민 교수는 다산의 청년기와 천주교 신앙 문제를 다룬 《파란》을 집필하며 조선 사회에 서학이 끼친 영향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후 조선에 서학 열풍을 일으킨 천주교 수양서 《칠극》을 번역했고, 이어서 초기 교회사 연구서 《서학, 조선을 관통하다》를 집필했다. 그는 이러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