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소개>
반려견을 키우고 싶은 요철이는 옆집에 심부름 갔다가 개를 발견한다. 그것도 시각장애인 안내견인 듯한 멋진 개. 알고 보니 시각장애인 리나네 개 뭉치는 안내견은커녕 아주 산만한 개였다. 그래도 리나와 함께 뭉치를 산책시키고, 이사 온 동네를 알아가고, 리나를 배려한 학교생활도 새롭고 즐겁기만 하다. 리나도 리나 대로 요철이를 만나서 좋다. 시각장애인의 특징을 모르는 요철이는 가끔 리나를 힘들게도 하지만 그 덕에 리나는 안 가 본 길로 가 보는 새로운 경험들을 한다. 서로를 헤아리며 우정을 쌓은 요철이와 리나는 버려진 유기견을 위해 진짜 모험에 나서는데……. 리나와 요철이의 모험은 무사히 끝날 수 있을까?
<책속에서>
리나는 유리컵 두 개를 꺼내 하나는 앞으로 밀어서 내 쪽으로, 하나는 자기 앞에 놓았다. 그리고 유리컵 가장자리에 살포시 왼손 집게손가락을 댄 체 우유를 따랐다.‘신기하다. 안 흘렸어.’뚫어지게 보는 내 눈길을 리나가 불편해하지 않을까 걱정되었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괜찮았다. 리나는 내 눈을 못 보니까.-본문 28쪽
“오늘은 마리나식 지도에서 벗어난 새로운 길로 가는 거야.”리나는 자주 다닌 길의 경계석과 길의 촉감, 들리는 소리, 발에 닿은 물체 등을 열심히 외운다고 했다. 그러니까 머릿속에 정자나무에서 물금천 가는 길을 마리나식 지도로 그려 놓은 것이다. 그렇다면 이 길은 리나에게 어떤 모양의 지도로 그려지고 있는 걸까?-본문 72쪽
“지금은 친구가 됐으니까! 한번은 내가 막 따졌거든. 그러고 나선 훈이도 어떻게 해야 상대방을 위한 것인지 알게 된 것 같아서 그 뒤로는 친하게 잘 지내.”나는 대화하면서도 길바닥에 신경 써야 했다. 조그만 턱이라도 있는지 얼마쯤에 계단이 있는지 미리 살폈다.-본문 129쪽
‘훈이 엄마는 리나 친구가 아니니까 뭐.’나는 어른 말에 딴지를 거는 게 마음에 걸렸다. 친구가 아니어서 모른다는 건 사실 핑계다. 리나에게 예쁘고 착하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은‘불쌍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