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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지극히 높은 자
저자 모리스 블랑쇼
출판사 그린비
출판일 2019-04-10
정가 28,000원
ISBN 9788976824769
수량
『모리스 블랑쇼 선집』을 간행하며

1장
2장
3장
4장
5장
6장
7장
8장
9장

옮긴이 후기 _ 법, 병, 말
모리스 블랑쇼 연보
모리스 블랑쇼 저작목록
인간의 한계-너머와 죽음의 의미를 성찰하는
블랑쇼의 문제작!



현대 프랑스의 문학과 사유의 지형도에서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이름, 모리스 블랑쇼.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블랑쇼 문학의 의의는 무엇보다도 기념비의 없음으로부터 오며, 그것의 자취는 중심을 제 안으로부터 이탈시키려는 치열한 ‘바깥’의 움직임으로서만 가늠될 수 있을 따름이다. 그 사실이 오로지 언어의 문제를 사유하고 침묵과 고독의 글쓰기를 실천하는 데 바쳐진 블랑쇼의 문학을, 바로 그렇기에 스스로의 테두리를 넘어 자기동일성과 순수성의 논리에 입각한 일체의 구조들을 해체하는 힘일 수 있도록 만든다.
담론, 권력, 주체(근대의 형성에서 이 셋은 내적으로 긴밀히 엮여 있다에 대해, 또는 법의 초월성과 역사의 종말에 맞서, 블랑쇼는 끈질기게 바깥, 부재, ‘중성’의 가능성을 천착한다. 그리고 인간의 한계-너머와 그 죽음의 의미를 성찰한다. 나아가 공동체에의 이상이 전체주의라는 비극으로 귀결하고 난 이후에 도래할 수 있을 또 다른 공동체의 문제를 모색한다(이 모색은 우회를 거치면 아우슈비츠 이후에도 예술이 가능한가, 라는 오랜 물음과도 만나리라. 이것은 과연 가능한 일인가―정확히 말하면 그의 글쓰기와 문학의 요체는 부단히 이런 식의 질문을 던지며 막다른 골목의 경계를 밀고 고립된 성채의 근저에 틈과 생채기를 내는 데에 있지, 결코 궁극적인 확답의 제시에 있지 않다. 예술과 정치, 미학과 윤리의 문제가 한자리에서 만나는 블랑쇼의 치열한 글쓰기 속에서 비단 그 한 사람만이 아닌, 동시대적 성찰들이 저마다 고독하게, 그러나 무한히 함께 영향을 주고받는바, 마치 그 모든 대화의 끝없음이 지니는 유일한 (목적 아닌 목적이란 단독의 어느 한 지점에서 그 궁극의 확언이 부과되지 않게끔 방지하는 일인 듯 보인다.


더없이 고조되는가, 더없이 전락하는가.
블랑쇼의 디스토피아, 몽환적 우화가 말해 주는 것

이번에 그린비출판사에서 번역되어 나온 『지극히 높은 자』는 그간 비평서를 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