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고체물리학 교과서는 이론적 배경을 중심으로 기술되어 있다. 그렇게 구성되는 이유는 물리학은 수직적 지식체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학문들과는 달리 수학과 물리학은 앞의 것을 알아야 뒤의 것을 알 수 있어서 배우는 데 순서가 필요하다. 그러나 열 및 통계물리학과 양자역학의 지식을 갖추고 있다면 고체물리학은 꼭 이론적 배경을 중심으로 서술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이론적 배경을 중심으로 기술될 경우, 학생들은 그 이론이 어디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알기 어렵다. 따라서 필자는 이 책을 이론보다는 물성에 초점을 두어 고체의 물성을 중심으로 구성하였다. 독자는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읽기보다는 공부하고자 하는 물성에 해당하는 파트를 선택하여 공부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모든 장을 공부하기에 앞서 ‘PART 1. 구조적 특성’은 고체의 기본이기 때문에 그것을 반드시 먼저 공부하기 바란다.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고체물리를 공부할 때 학생들에게 가장 어려운 점은 수식의 유도가 생략되어 결과 식만 쓰여 있는 경우 그것을 이해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책에는 “다음과 같은 결과를 쉽게 얻을 수 있다.”고 되어 있는데, 실제로 그 중간을 계산해보면 (필자가 학생 시절 결코 쉽지 않았던 경험이 많았다. 이 책은 가급적 수식 유도를 상세히 함으로써 학생들이 직접 따라갈 수 있게 친절히 하려고 노력하였다. 물론 수식 유도 없이 결과만 적은 경우도 다소 있는데, 그 부분은 학생들이 굳이 알 필요가 없는 경우이다. 주로 최신 연구에서 사용되는 식이긴 하지만 그 유도과정이 매우 어려운 경우에 해당한다.
학생들이 고체물리뿐만 아니라 물리학을 공부함에 있어서 유의해야 할 것은 너무 수식에 매몰되어 물리적인 의미를 찾지 못하는 우를 범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사실 고체물리 입문자가 한번 수업 듣고 바로 그 의미를 이해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실제 연구를 진행하면서 몰랐던 부분을 깨닫고 그 의미가 다시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 그 경우에라도 이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