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상징을 통해 인간의 운명에 대한 보편적 진실을 말하고 싶다.
서사 전체가 열려 있어 아무런 제한 없이 자유로운 이야기로 풀어낼 수 있도록,
독자 개개인이 자신들의 생각으로 채울 수 있도록,
여러분을 나의 그림책 세계로 초대한다.”
-작가의 말 중
사회적 문제, 개인 사고의 자유까지 만끽할 수 있는 열린 그림책
“어떤 선입견을 줄 수 있는 사소한 단서조차 배제하고 싶다. 메시지가 강한 두 개의 이미지를 나란히 붙여 놓는 것. 책 가운데 접선을 중심으로 양옆 대비되는 형태들만으로 독자들의 자유로운 연상을 기대한다.”-작가의 말 중
이 책은 작가의 촘촘한 의도대로 제목 외의 단 한 줄의 글도 등장하지 않는다. 제목조차 독자들의 상상을 제한할까 우려했다는 작가는, 그야말로 독자 스스로 방대하고 다양한 이야기로 이 책을 가득 채울 것을 독려한다. 글자 없는 그림책은 작가에게도 첫 도전이지만 그가 제시하는 메시지는 그 어떤 책보다 강렬하고 인상적이다. 독자 개인사적 의미를 두어 이야기를 풀어 볼 수도 있지만, 곳곳에 연출된 사회적 다양한 의미까지 재해석해 볼 수 있어 그 범위와 깊이가 넓다. 특히 작가가 살고 있는 폴란드는 한창 전쟁의 고통으로 삶과 죽음이 오가는 우크라이나와 접경국이다. 수많은 난민들의 아픔을 가까이 보며 다양한 감정이 섞였다. 이 책은 국가 근본주의와 증오, 인종주의에 대한 절망, 폭력과 탐욕, 적대감 속에서 작가 본인이 직접 나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좌절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비록 자신의 목소리가 아무리 작고, 세상에 크게 들리지 않을지언정,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생각의 시작점을 찍고 싶었다고 한다.
대비되는 화면 구성, 색이 채우는 의미
이 책은 표지부터 궁금증을 던진다. 무언가 응시하고 있는 백인의 뒷모습. 남자가 보는 곳은 하늘인가, 바다인가, 혹은 그저 지평선인가 명확히 알 수 없다. 표정조차 읽을 수 없는 뒷모습이니, 독자의 상상은 표지부터 시작된다. 표지를 넘기면 드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