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나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힙함’을
작은 시골 마을 용두리에서 발견하다
흔히 도시와 시골은 상반된 이미지로 연상됩니다. 도시는 화려하고 세련되고 빠르며 편리한 이미지, 시골은 꾸밈없고 촌스럽고 느리며 불편한 이미지로 인식되지요. 특히 우리는 인생에서의 성공은 도시, 실패는 시골과 연결되는 고정관념에 익숙합니다. 이 작품 속 힙한 삼촌의 등장도 실패 때문이었지요. 삼촌은 용두리에서 자랐지만 도시에서 래퍼의 꿈을 키워 왔습니다. TV 프로그램인 힙합 오디션에 나가 TOP 10에 들 만큼 실력도 있었지만, 1등만 주목받는 냉혹한 경쟁 세계에서 삼촌은 10등으로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성공해서 용두골의 자랑이 되겠다던 삼촌은 초라한 모습으로 다시 용두골로 돌아오게 되었지요.
여기까지만 보면 이 작품도 성공과 실패의 흔한 고정관념 속에 갇혀 있었겠지만, 작가는 삼촌을 그냥 두지 않지요. 삼촌은 과수원 일을 하면서도 좋아하는 힙합을 놓지 않았고, 농사 라이프를 담은 독특한 랩으로 더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습니다. 실패하여 용두골에 왔지만, 용두골에서의 삶이 삼촌의 랩에 스며들어 수많은 래퍼들 가운데 더욱 힙한 래퍼로 돋보이게 해 주었지요.
물론 삼촌이 포기하지 않고 계속 힙합을 할 수 있었던 건 용두리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삼촌을 무한 응원하는 용이와 용이 엄마, 관심 없는 척하며 삼촌을 제일 많이 걱정하는 용이 아빠, 그리고 잔소리를 랩처럼 쏟아내며 삼촌을 자극한 앵봉 할머니, 용이의 단짝 친구 천웅이, 심지어 논밭의 곡식들과 과수원의 열매들이 모두 삼촌의 랩에 영감을 주었을 거예요.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도시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힙함’을 아주 작은 시골 마을에서 찾아내어 보여 준 데 있습니다. 작가는 개발되어 사라져가는 숲과 작은 시골 마을들에 대한 아쉬움을 느껴 이 작품을 썼습니다. 숲과 마을이 사라지는 건 단지 물리적인 사라짐뿐만이 아니라 그 지역의 전설과 문화까지 사라지는 걸 의미하지요. 용이와 천웅이의 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