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뚝뚝한 우리 선생님 VS. 친구 같은 기린 선생님
윤찬이네 반 칠판에는 ‘경고 스티커’가 붙어 있다. 교실에서 장난을 치거나 뛰어다니거나 시끄럽게 떠들 때마다 하나씩 붙이는 이 스티커가 세 장이 되면, 그날은 쉬는 시간에 복도에 나가 놀지도 못하고 조용히 교실에 앉아 있어야 한다. 선생님은 무뚝뚝한 표정으로 아이들의 말썽을 잡아내며 “경고!”라고 외치곤 한다. 초등학교 2학년 아이들이란 으레 뛰어다니고 시끄럽게 놀기 마련이건만, 이걸 싫어하는 선생님 때문에 교실에서 가장 많이 하는 건 조용히 책 읽기. 체육 시간에도 피구나 축구는 위험하다며 줄넘기를 할 때가 더 많다. 이렇다 보니 윤찬이 반 아이들은 담임 선생님과 늘 함께 뛰어노는 2반이 가장 부럽다.
운동장에서는 2반이 공놀이를 하고 있었어요. 선생님 이 호루라기를 불 때마다 공이 이리저리 날아다녔어요. 나도 공놀이하고 싶어서 발가락이 간질간질했어요. 항상 선생님이 재미있게 놀아 주는 2반이 부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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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 조용히!”
3반 선생님 목소리가 복도에 둥둥 울렸어요. 3반 선생님은 걸핏하면 화내는 걸로 유명해요. 2반이 아니라서 속상하지만, 3반이 안 된 건 참 다행이에요. _본문에서
무서운 3반 선생님보다는 낫지만, 그래도 선생님과 편안하고 가깝게 지내고픈 아이들의 아쉬움은 여전히 크다. 그래서 운동회 날, 기린 팀이 된 윤찬이네 반은 응원 포스터에 기린을 그리며 한마디씩 푸념을 늘어놓았다.
“그거 알아? 기린은 친절하고 인기 많은 동물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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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 선생님도 친절하면 얼마나 좋을까? 조심하라고 잔소리만 하잖아. 놀아 주지도 않고.”
“맞아. 2반 선생님처럼 우리랑 친했으면……. 소원이야!”
“나도. 나도.”
옆에 있는 아이들이 너도나도 소원을 빌며 그림을 쓰다듬었어요.
그때, 기린 눈빛이 보라색으로 반짝 빛이 났어요. _본문에서
아이들의 간절한 마음 때문이었을까, 기린 그림에 신비한 기운이라도 씌었던 걸까. 윤찬이와 윤이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