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사 _ 김관성, 류정길, 민호기, 임경근, 제행신ㆍ4
글을 시작하며 _ 너에게 가는 길ㆍ18
봄 정원 : 봄꽃으로 태어난 그레이스
봄의 향연ㆍ26
목련꽃처럼ㆍ29
너의 심장 소리(VSD·ASDㆍ34
꽃전ㆍ37
아주심기ㆍ42
튤립ㆍ46
사순절ㆍ50
녹차와 홍차 이야기ㆍ54
마들렌 여섯 조각ㆍ57
서원 기도ㆍ61
여름 정원 : 아픔의 상처 가지치기
라벤더 향기 주머니ㆍ66
꽃가루받이ㆍ71
데드헤딩(dead headingㆍ76
강아지 똥ㆍ81
수련ㆍ85
꽃들에게 희망을ㆍ89
인생 후르츠ㆍ94
수술 이야기, 하나.ㆍ99
수술 이야기 둘.ㆍ104
수술 이야기, 셋.ㆍ111
가을 정원 : 연리(蓮理가 되어
국화꽃 향기ㆍ118
떨켜ㆍ122
비료 만들기ㆍ126
전이개 누공 수술ㆍ131
양배추밭ㆍ136
연리(蓮理ㆍ140
추수감사절ㆍ144
지는 꽃의 숭고함ㆍ148
빠오즈(包子와 머플러 1ㆍ152
빠오즈(包子와 머플러 2ㆍ157
겨울 정원 : 만지면 손에 향기가 남는 꽃
겨울 정원ㆍ164
새벽 산책ㆍ168
동백꽃ㆍ172
The Gardenㆍ177
감귤나무ㆍ182
타샤투더 할머니ㆍ187
Frozon 제주ㆍ192
미니카와 프리지아ㆍ197
영국의 겨울 정원ㆍ203
너의 향기ㆍ208
그레이스를 낳아 준 엄마에게 _ 나는 당신이 참, 고맙습니다.ㆍ212
글을 마치며 _ 입양 부모에게 중요한 마음가짐ㆍ216
“너에게 가는 길”
우리 그레이스에게 일곱 번째 봄이 찾아왔다. 3월의 수선이 지고 나면 돌 틈 사이로 하늘빛 꽃마리가 피어나는 4월. 세상에 이렇게나 작고 사랑스러운 꽃이 또 있을까? 다섯 갈래로 나뉜 꽃잎은 별처럼 사랑스럽고 줄기와 가지와 잎은 모두 털로 덮여 있는데, 마치 우리 그레이스의 살갗, 그 솜털처럼 보드랍다. 그렇게 하늘거리는 풀꽃들을 감상하며 4월을 보내고 나면, 5월의 차나무에서는 뾰초롬히 새순이 올라오고, 어느덧 우리 집 정원은 수국이 구름처럼 부풀어 오르는 6월을 맞이한다. 이맘때이다. 제주의 돌담마다 자줏빛 송엽국이 폭포처럼 흘러내리고, 정원의 연못에는 어디선가 포롱이며 날아든 콩새들이 올망졸망 물을 먹던 그 예쁜 봄날이…. 여섯 해 전, 남편과 함께 그레이스를 처음 만나러 가던 날, 그날은 하늘도 들판도 마치 윤슬을 띄운 바다처럼 눈이 부셨다. 여러 악기가 한데 어우러져 ‘팡!’ 하고 울려 퍼지는 오케스트라의 향연처럼 세상 모든 꽃의 향기가 마구 섞여 가슴을 물들이던 아주 달콤한 봄날이었다.
“딸을 원하신다고요? 음… 얼굴이 예쁘지 않아서 남아 있는 아기가 있고, 아픈 아기가 있습니다. 그래도 보시겠어요?”
입양을 담당하고 계셨던 소장님의 목소리는 다소 냉철했고, 나는 그분의 음색에서 이미 여러 부부가 그 두 아기를 보았지만 감히 감당할 자신이 없어 그냥 돌아섰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곳은 나에게서 또 하나의 생명으로 태어나기 전까지의 우리 그레이스를 품어 주었던, 내 아기의 영적 태반이며 동시에 나의 영적 자궁인 ‘동방사회복지회’이다. 상담실을 나와 계단으로 오르는 길, 어디선가 좋은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것은 아기 냄새였다. 파우더 향이랄까? 고소한 분유 냄새랄까? 문을 열고 들어서자 그 좋은 냄새가 내 온몸을 감싸 안았다. 초콜릿 무늬처럼 네모난 아기침대가 빽빽하게 채워져 있었는데, 모두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는 건강한 남자 아기들이었다. 그리고 가장 안쪽 별도의 방에는 아픈 아기들이 분리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