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숨길 수 없는 아홉 살의 매력이 반짝거리다 ]
엊그제까지 보조 바퀴 달린 네발자전거를 탔으면서 네발자전거는 유치원생이나 타는 거라며 두발자전거에 도전하는 지유를 보니 씨익 웃음부터 났다. 아홉 살의 허세가 귀엽기만 하다. 주말에 아빠가 도와준다고 해도 당장 보조 바퀴를 떼서 연습할 태세다. 친구 후이에게 지고 싶지 않은 것이다. 아직도 장난감 타냐는 말을 들었으니까. 그렇다고 후이가 못된 친구는 아니다. 오히려 지유를 좋아하는 눈치다. 말은 툭 내뱉어도 내내 지유에게 관심을 두고 살펴 준다. 지
적도 잘하지만 응원은 더 잘한다. 그리고 지유가 마침내 두발자전거를 타는 데 성공했을 때, 누구보다 기뻐해 준다. 친구의 멋진 모습을 부러워했고, 남몰래 노력도 했고, 뿌듯해졌고, 기쁨을 함께할 수 있는 친구가 있으니 지유의 아홉 살은 행복으로 가득할 듯싶다.
후이가 아무리 좋은 친구여도 담임 선생님을 좋아하는 마음만큼은 양보할 수 없나 보다. 물론 다른 친구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어느 날 교실에서 친구들이랑 선생님을 얼마만큼 좋아하는지에 대해 이야기꽃이 피었다. 각자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것을 대면서 그것보다 선생님이 더 좋다는 식의 대결 구도가 이루어졌다. 마침 제니가 기다란 팔로 동그라미를 그리며 선생님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자 지유도 제니를 따라 두 팔로 동그라미를 그려 보았다. 동그라미 크기가 좋아하는 마음의 크기라면 지유 마음은 제니보다 작은 것이다. 샘도 나고, 조바심도 일었다. 그런데 담임 선생님을 좋아하는 이야기가 갑자기 방귀, 코딱지, 똥으로 옮겨 가 버렸다. 아주 순식간에. 어디로 튈지 모르는 축구공처럼 아이들의 관심사, 말꼬리는 시작과 끝을 가늠하기 어렵고 그래서 매력적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선생님을 향한 애정과 관심 끌기는 점심시간에도 이어지는데, 지유의 고민과 선택이 참으로 그럴 듯하다. 다른 아홉 살 친구들은 어떤 방법으로 선생님을 좋아할지 사뭇 궁금하다.
술래잡기,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 등 어릴 적에 친구들이랑 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