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I장
서 론 1
제II장
왜 이 시대에 선비인가? 39
제III장
조선시대 선비문화의 철학적 담론 107
제IV장
조선시대 선비의 이상적인 인간상: 수기의 철학과 실천 지침 195
제V장
조선시대 선비의 이상적인 세계관: 정치 279
제VI장
조선시대 선비의 이상적인 세계관: 경제 337
제VII장
조선시대 선비의 이상적인 세계관: 사회 389
제VIII장
조선시대 지식인 파워 엘리트의 선비문화 451
제IX장
시대정신으로서 새로운 선비문화의 탐색 535
제X장
결론: 선비문화와 인류의 장래 591
참고문헌 633
찾아보기 654
머리말
우리나라 역사와 동방사상 분야의 전공자가 아닌 사회학도가 감히 선비문화를 주제로 하는 저술을 하게 된 배경에는 개인적인 생애경로와 학문의 역정이 미묘하게 얽혀 있다. 영문학 공부를 해서 작가가 되려는 꿈을 키우던 10대 소년이 고등학교 스승님의 권유로 잘 알지도 못하는 사회학과에 진학해서 얼떨결에 일생을 사회학과 씨름하면서 어쩌다가 유학(儒學과 만나게 되었는지를 해명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 돌이켜 보면 스스로도 실소를 금치 못하는 일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기왕 사회학 공부를 할 거면 일단 사회학의 본령인 미국 본바닥에 가서 제대로 한 번 도전해본다는 각오로 유학길에 오른 데서부터 그 사유의 발단을 추적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 과정에서 마침내 진지하게 사회학이라는 학문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찾아온 것이다. 전후의 폐허에서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 쓰는 우리나라의 심대한 문제 해결이 시급했던 만큼 이를 타개하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어야 한다는 순진한 사명감 같은 것을 품고 사회학에 입문한 것인데, 여기에 회의를 품게 되는 충격적인 경험과 마주하게 된 것이다. 박사과정 과목인 ‘사회조사연구 방법론’ 세미나에 참여하고 나서부터다. 아무리 좋게 보려 해도 이해를 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소한 통계처리 절차와 지표 등을 두고 두 세 시간의 세미나를 열을 올리며 진행하는 강의에 환멸을 느끼게 된 것이다. 돌이켜 보면 어처구니 없는 미숙한 결단이긴 했지만, 적어도 당시의 판단으로는 이런 공부는 더 할 수가 없다는 것이었고, 고민 끝에 1년 만에 석사학위만 마친 채 돌아오고 말았다. 이것이 1961-62년의 일이다.
이런 자질구레한 개인 이력을 여기서 굳이 노출하는 이유는 자신의 생애 경로를 기획하고자 하는 의도와는 별개로 상황적 맥락의 어떤 요소가 작용하여 그 길을 바꾸거나 새로운 길을 모색하게 되는 우연 아닌 우연의 방향 전환이 몇 번 더 반복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일단 실망을 안고 돌아와 대학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