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너처럼 멋진 날개가 있었으면….”
아이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해 낸
아름다운 그림책 《검은 새》를 포스터북으로 만나다!
책 표지를 넘기면 여자아이가 슬픈 표정으로 정면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열린 방문 사이로 엄마 아빠가 싸우는 모습이 보입니다. 아이는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을 안고 집 밖으로 나옵니다. 그때 아이 앞에 검은 새가 나타납니다. 아이는 검은 새를 마주 보며 생각합니다. ‘나도 너처럼 멋진 날개가 있었으면…….’ 바로 다음 순간 검은 새가 아이를 압도할 만큼 커집니다. 검은 새가 아이를 들어 올려 등에 태우고 날기 시작합니다. 검은 새와 한 몸이 된 아이는 구름을 뚫고 올라가 큰 바람을 쫓아 들판을 건넙니다. 그리고 다음 순간 아이는 바람의 격려를 받고 검은 새의 등에서 일어나 혼자서 날기 시작합니다. 검은 새가 까아, 하고 웃어 줍니다. 아이는 스스로 그려 낸 공상의 세계에서 자신 속에 숨어 있는 무한한 힘을 발견합니다. 바로 혼자서도 날 수 있다는 것을요. 이제 아이는 자신만의 세계를 갖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장면, 아이가 정면을 바라봅니다. 하지만 더 이상 처음처럼 슬픈 표정이 아닙니다. 무언가 굉장하고 흥분되는 일을 경험한 듯 아이는 행복해 보입니다.
아이는 ‘공상’의 힘으로 혼자서 하늘을 날며 슬프고 힘든 현실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세계를 갖게 됩니다.
공상은 아이 내면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욕구를 드러내고 아이를 성장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어 주지요.
이수지 작가의 그림책 《검은 새》는 2007년에 출간된 후 지금까지도 독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그림책입니다.
아이와 검은 새가 함께 하늘을 자유롭게 가로지르는 장면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지요.
이 그림책은 석판화로 작업한 것으로, 다른 색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흰 바탕과 강렬하게 대비되는 검은색으로만 그림을 그려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검은색은 때로는 하늘을 뒤덮은 검은 새의 날개가 되기도 하고, 바람이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하늘을 날 때의 속도감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