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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기차 시간표 전쟁 : 제1차 세계대전의 기원 (양장
저자 A. J. P. 테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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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일 2022-08-26
정가 16,800원
ISBN 9791192376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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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동원을 위한 시간표가 미리 정해지다 7
제2장 사라예보 암살사건이 일어나다 83
제3장 오스트리아-헝가리의 결정이 내려지다 111
제4장 독일의 결정이 내려지다 153
제5장 영국의 결정이 내려지다 187
제6장 종착점에 다다르다 209

주요 사건 연표 228
저자의 추천 도서 234
옮긴이의 말 236
저자는 ‘태양조차 기차 시간표에 맞춰서 뜨고 질 것’이라고 생각하던 20세기 초의 사고체계와 행동 방식이 기차 시간표에 집약됐다고 보았다. 그는 상대 국가를 억지하고 위협하려던 각국의 동원이 전쟁의 방아쇠를 당겼고, 전쟁의 전체 모습을 결정지었다고 설명한다. 테일러에 따르면 전쟁은 기차 시간표에 따라 막이 올랐고, 기차 시간표에 따라 진행됐다. 그 무엇도 전쟁을 막을 수 없었다. 기차로 동원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어떠한 변동이나 변경도 불가능했다.

2022년 2월 24일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도 경제제재 위협 등 서방측의 억지 전략이 실패했음을 명백히 보여준다. 테일러의 『기차 시간표 전쟁』은 어처구니없고, 황당하게 보이는 요인이 다양한 정책과 외교수단을 동원해 구축한 전쟁 억지력을 단숨에 무너뜨릴 수 있음을 생생하게 논증한다. 억지책이 아흔아홉 번 성공하더라도 한 번의 실패로 대전쟁이 터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유럽, 러시아 모두가 1600만 명의 사망자를 내면서 문명사를 완전히 바꿔놓은 1차 세계대전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 셈이다.

기차를 이용한 동원으로 서로를 견제했던 유럽 열강
동원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어떤 변동이나 변경도 불가능하다

1차 세계대전은 단순한 지정학적 요인의 충돌이라기보다는 산업혁명의 산물이었다. 기차의 시대가 확고하게 자리 잡으면서 인간은 기차 시간표를 엄수해야 한다는 강박증에 시달렸다. 독일이 산업혁명의 발상지인 영국을 제치고 경제 강국이 된 것도 기차를 통한 물류 혁명 덕이었다. 이 시기의 전쟁에서 기차를 통한 기동력 확보보다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요인은 없었다.
1914년 프란츠 페르디난트 대공 암살로 벌어진 7월 위기 때 유럽 패권 국가들은 기차를 이용한 동원을 상대국에 대한 억지 수단으로 생각했다. 철도 시대를 맞은 유럽 국가들은 전쟁을 수행하기 전에 병력과 군수물자를 기차를 이용해 전장으로 옮겨야 했다. 동원을 위한 시간표가 미리 정해져 있었던 셈이다. 적국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고려할 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