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식 대화는 어떻게 사유의 방법이 되는가
철학 탐구의 단초가 되는 풍부한 이야깃거리
플라톤은 이 책의 1부에서 인간척도설을 상대주의로 해석한 뒤 철학의 역사에서 최초로 세련된 상대주의 비판을 가한다. 또한 2부에서 인간의 사유를 ‘밀랍 서판’에 비유하는 모델은 이후에 수많은 사상가들이 즐겨 차용했다. 한편 3부에서 시도하는 ‘앎은 설명을 동반한 참인 판단이다’라는 정의는 지금도 ‘앎’에 대한 표준적 견해로 받아들여진다.
이 밖에도 『테아이테토스』는 쏠쏠한 이야깃거리를 담고 있다. 철학의 시작을 ‘놀라워하는 것’에서 찾는 유명한 글귀가 등장하는 텍스트도 『테아이테토스』이고, 탈레스가 우물에 빠진 이야기의 출처 또한 『테아이테토스』이다. 뿐만 아니라 소크라테스를 ‘산파’에 빗대는 ‘산파의 비유’는 너무나 유명해서 지금도 교육철학의 논의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무엇보다도 『테아이테토스』는 문답식 대화가 어떻게 사유의 방법이 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매력적인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