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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바람이 불 때에
저자 레이먼드 브릭스
출판사 시공주니어
출판일 2017-05-15
정가 12,000원
ISBN 97889527836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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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박한 부부의 이야기에 담긴 지구촌의 평화의 소중함과 핵전쟁의 참상
쉽고 재미있게 담긴 만화 구성 그림책




한때 이 세상은 핵폭탄 때문에 끝장날 거라고들 했다. 그리고 《바람이 불 때에》가 영국에서 처음 나왔을 무렵에는 그런 위기감이 절정에 달해 있었다. 레이먼드 브릭스는 《바람이 불 때에》를 통해서 핵폭탄의 위험성을 일깨우길 원했다.

《바람이 불 때에》는 일반적으로 그림책이라고 생각하는 것들과는 전혀 딴판이다. 한 페이지 안에 작은 칸들이 나누어져 있고, 각 칸마다에 각기 다른 내용의 그림들이 들어 있는 것이 만화책과 같다. 레이먼드 브릭스는 그림책에 만화 기법을 도입해서, 마치 한 편의 연극을 보는 듯한 효과를 만들어 냈다. 그래서 독자들은 등장인물과 함께 호흡하고, 대화를 나누고, 위기 상황이 오면 함께 숨을 죽인다. 또 내용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전개되기 때문에 부담 없이 몰입할 수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정년퇴직을 하고 시골에서 사는 노부부이다. 두 사람은 도시에서 떨어져 살면서도, 부지런히 신문을 읽고, 뉴스를 보고, 도서관에서 정보를 얻으며 적극적으로 살아간다. 불리한 상황에 놓여도 밝은 면만 보려 하고, 삶에 대한 애착도 대단하다. 핵폭탄이 터진 뒤에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다. 핵폭발 뒤에 생긴 방사능에 오염되어 차츰 기력을 잃어가면서도 끝까지 삶을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 못해 씁쓸한 기분이 든다. 이 노부부는 사회를 위해서 젊음을 바치고, 여생을 전원에서 평화롭게 보내려다가, 방사능에 오염되어 한발 한발 죽음으로 다가간다.

레이먼드 브릭스는 ‘노부부의 희생’을 통해서 현대 문명이 가져오는 폐해를 전달한다. 힘 있는 젊은이가 아니라 힘없는 노부부를 주인공으로 선택한 것도 결국 피해를 입는 것은 힘없는 대중임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거기에 대중의 의식 속에 박혀 있는 백인 우월주의와 정부에 대한 맹목적 신뢰도 은근히 비꼰다. 단순히 핵의 위험성만 고발하는 책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