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1부 전쟁에 사용하다: 선을 넘은 자들
1장 생물학무기: 페스트와 천연두
조용한 비행 | 악마의 부대 | 흑사병과 팬데믹 | 생물학 병기 | 페스트를 막아라 | 첫사랑이 준 선물 | 퍼뜨리는 자들 | 페스트와 천연두 | 천연두는 사라졌을까? | 40년간 환자 하나 없이 개발된 신약
더 들어가기: 남아메리카인은 유럽인과 무엇으로 싸웠나?
2장 마약, 전쟁을 지배하다
삼림지대와 전격전 | 메스암페타민 | 베른의 기적 | 일상으로 파고든 향정신성의약품 | 아편과 모르핀 | 헤로인 | 합성 마약류의 등장 | 모스크바 극장 테러 사건
더 들어가기: 메스암페타민은 어떻게 사람을 중독시킬까?
3장 화학무기와 해독제
사막의 폭풍 | 화학무기 | 자율신경계 | 걸프전 증후군 | 죽음의 고속도로 | 테러와 암살에 사용한 화학무기 | 알렉세이 나발니 중독 사건 | 계속되는 전쟁 | 백신 작전
더 들어가기: 아프가니스탄, 세계 최대 아편 생산지
2부 전쟁을 끝내다: 답을 찾는 자들
4장 비타민 전쟁
203고지를 점령하라 | 러일전쟁의 분수령 | 향료는 왜 비쌌을까 | 향료 전쟁 | 향료 무역과 괴혈병 | 괴혈병을 이겨라 | 각기병을 이겨라 | 카레라이스의 활약 | 지나친 자신감의 끝 | 여순항 전투 | 러일전쟁 이후
더 들어가기: 비타민C는 어떻게 괴혈병을 예방할까?
5장 전쟁의 골칫거리, 말라리아
코코다 트랙의 전투 | 천적 | 말라리아를 근절하기 위한 노력 | 신코나 가루 | 퀴닌 | 값싸고 효능 좋은 퀴닌 유도체 | 군의관들의 활약 | 인류가 잠깐이나마 말라리아를 압도하던 시기 | 베트남전쟁 | 온고지신 | 아르테미시닌 | 끝없는 전쟁
더 들어가기: 아프리카인은 어떻게 말라리아를 견뎌냈을까?
6장 스페인 독감, 그 시작과 끝
최초의 환자 | 늘어지는 전황과 미국의 참전 | 억울한 ‘독감균’ | 패닉 | 돌연변이를 막아라 | 독감 바이러스의 규명과 백신 생산 | 스페인 독감과 생물학무기 | 요한 훌틴 | 괄
약은 전쟁에 기생하고
전쟁은 약을 먹고 자란다!
전쟁은 약을 만든다.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고 아편의 수입이 막히자 독일은 페치딘이라는 약물을 개발했는데, 이는 오늘날에도 진통제로 널리 쓰인다. 요즘 뉴스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펜타닐 역시 페치딘의 구조를 기반으로 1960년대에 개발된 약물로, 미국에서는 2017년에만 2만 8,000여 명이 펜타닐 중독으로 사망했다. 남아메리카 원주민이 유럽인들에 대항해 독화살을 제작할 때 사용한 튜보큐라인이라는 물질도 1950년대까지 전신마취에 사용되었다.
전쟁에서는 생화학무기에 맞서고자 그 예방약으로 독을 복용하기도 한다. 1990년 이라크 전쟁 당시 미군의 이야기이기도 한데, 무협지의 주인공이 조금씩 독을 먹듯이 그들은 피리도스티그민 브로마이드라는 해독제를 조금씩 먹었다. 그러나 정작 이라크는 화학무기를 사용하지 않았고 미군은 날마다 먹던 그 해독제에 중독되고 말았고, 전쟁이 끝나고 참전용사들은 걸프전 증후군이라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 시달리게 되었다.
약이 전쟁을 만들기도 한다. 각성제로 사용된 메스암페타민이 대표적이다. 1893년에 나가이 나가요시가 합성한 메스암페타민은 일본인들 사이에서 이른바 ‘필로폰’이라는 피로 회복제로 널리 쓰였지만, 제2차 세계대전에서는 독일 군인들의 야간 행군에 사용되었다. 특히 기갑부대의 전차부대원들에게 많이 지급되었는데, 그들이 좁고 더운 탱크 안에서 잠도 자지 않고 3일간 진격하도록 각성시켰다. 가미카제 특공대가 자살 비행을 하기 전 마지막으로 마신 것도 일왕이 건넨 필로폰 차였다.
한편 2001년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는 미군 파일럿이 번쩍이는 불빛을 보고 아군에게 폭탄을 투하했다. 암페타민이라는 각성제로 인한 지나치게 빠른 반응속도와 공격성 때문에 일어난 참사였다. 모르핀 역시 남북전쟁 때 진통제로 쓰이던 더없이 소중한 약이었지만, 모르핀의 원료인 아편은 아편전쟁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2002년 체첸 반군이 일으킨 모스크바 극장 테러 사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