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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쓰담쓰담
저자 전금하
출판사 사계절출판사
출판일 2019-09-26
정가 14,000원
ISBN 97911609450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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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전해주는 감정의 흐름
단순하고 직관적으로 마주하는 이야기
이 그림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 인물에게만 집중한다. 다른 요소들을 절제하고 인물만 보여주는 화면 구성은 더욱 시선을 사로잡는다. 오직 하나만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인물이 하는 말이나 아주 사소한 행동 변화까지도 섬세하게 포착된다. 특히 단순한 동작들이지만 하나하나 행동을 통해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림을 보는 즐거움을 준다.
감정 변화가 주된 서사인 만큼 작가는 다양한 시각적 요소들을 이용해 주인공의 이야기를 전한다. 네모난 몸통은 기분에 따라 빨강, 노랑, 초록으로 색깔이 바뀌며 지금 주인공이 어떤 상태인지를 보여준다. 그런가 하면 그저 배경인 줄 알았던 바닥도 감정 흐름에 맞춰 점점 차올라 장면을 가득 차지했다가 또 가라앉기도 하며 다양한 감정들을 직관적으로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감각적인 이미지들을 따라 한 장씩 천천히 책장을 넘겨보길 권하고 싶다.

말로, 행동으로, 마음으로 쓰담쓰담
서로에게 건네는 기분 좋은 손길
필요한 순간마다 주인공에게 딱딱 나타나는 존재가 있다. 바로 ‘손’이다. 약속이라도 한 듯 손길이 필요할 때 나타나 도움을 주는 것 같지만, 사실 아주 능숙하게 누군가를 쓰다듬는 것 같지는 않다. 조금 섣부르게 다가오기도 하고, 주인공의 반응에 놀라 스윽 도망을 치기도 한다. 또 다시 나타나는 모습도 무척이나 조심스럽다. 어딘가 익숙한 이 상황은 우리 주위의 많은 관계들을 떠오르게 한다. 손의 역할은 그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소통인 셈이다. 꼭 손이 아니어도 우리의 마음을 쓰다듬는 것들은 많다. 다정한 말 한마디, 따뜻한 눈길, 때로는 혼자 있게 해주는 배려까지. 가끔은 타이밍이 어긋나기도 하고, 마음과 다른 말들이 나오기도 하지만 결국 우리는 소통하고 서로를 쓰다듬으며 살아가고 있다.
그림책을 다 읽고 나면 작가의 말처럼 누군가에게 다정한 말 한 마디를 건네고 싶어진다. 쓰담쓰담, 기분 좋은 손길 같은 따스하고 반가운 그림책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