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말_동심에는 불가능이 없습니다
1부 쇠별꽃
쇠별꽃
흙 85-낮게 엎드려
지구본을 보면서
기상대공원에서
새들의 노래가 듣고 싶은 향나무
입춘 햇살
아이를 데리고 노는 공
깔깔이
비스듬한 게 내 모습이다
아무도 부럽지 않아요
냉이
꽃다지
기적
칭찬 듣고 춤추는 나무
강아지 똥과 애기 똥
2부 어떻게 못 본 척하겠어
어떻게 못 본 척하겠어
길을 가다가
할머니와 동생이 눈에 밟혀-텔레비전을 보고
권지연 어린이(5살-세월호 여객선 참사
최혜정 선생님(25살-세월호 여객선 참사
비탈에 선 코스모스
할아버지 심부름
환해진 병실
손에 팔에 비둘기
동생과 다투다가
손잡이
사랑
이 세상에 당신뿐
사과가 하는 말
사랑 끈
3부 즐거운 멜로디
즐거운 멜로디-노르웨이 오슬로에서 갈라로 가는 길
인어공주 상 앞에서
인연 1
가을은
피오르드
귀한 손님
하느님 그림
닭 울음소리-닭의 해
바람 속의 개구리 소년
흙 96-몸으로 가르치다
아지랑이로 만난 어머니
곡우
흙 90-기운이 펄펄
흙 91-견훤왕이 된 지렁이
씨앗 심기
4부 목적 없는 것 찾기
목적 없는 것 찾기
한마음이 되던 날-월드컵 축구 경기
눈썹까지도 하나 되어서-전국체전
사람이 된 돌
대한민국 애국가
세상의 중심이 된 공
1억 천만 원 수표-신문을 보고
죄 없는 바퀴벌레
평화가 소원인 나라
영혼이 있다면-신문을 보고
버릇
행복
뜻밖에
아무 생각 없는 줄 알았는데
바람 3
접기
책속에서
산에 오르다 만난
깔깔이 나뭇잎
깔깔이 나뭇잎에
깔깔이 바람
내 마음도
깔깔이가 되었다.
- 「깔깔이」 전문
누나가 쪼그리고 앉아서
나를 불렀다.
안 보이던 냉이가
무릎을 꿇으니
반갑게 맞이했다.
온몸을 드러내놓고
환하게 웃어 주었다.
나도 내 마음을
툭 털어내고 싶었다.
- 「냉이」 전문
『엄마가 감기 걸렸어』는 전 시집이 나온 지 무려 13년 만에 세상에 나온 최춘해 시인의 14번째 동시집이다. 시인은 본명보다는 ‘혜암’이라는 호로 더 많이 불리고 있다. 흙에 대한 마음을 담은 인상 깊은 연작시로 말미암아 ‘흙의 시인’이라는 호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시인은 2003년부터 현재까지 무료로 <혜암아동문학교실>열어 평생을 아동문학을 위해 헌신하며 후학을 양성하는데 힘쓰고 있다. <혜암아동문학교실>을 통해 배출된 동시인은 그 수를 헤아리기가 힘들다. 시인은 제자들에게 “우리는 情으로 산다. 情은 사랑이지요. 작품의 밑바탕이 되는 것은 사랑입니다. 이 사랑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작품과 사람 됨됨이는 같아야 합니다. 아무리 글을 잘 쓴다 하더라도 글을 쓰는 사람이 아름답지 못하면, 그 글은 빛깔을 잃어버리게 됩니다.”라고 최우선 가치로 강조한다.
이 동시집은 시인의 말을 옮겨보면 1부는 동심, 2부는 사랑, 3부는 자연, 4부는 가치 있는 삶을 주제로 꾸며져 있다.
물이 바다로 갈 수 있는 것은
흙이 물 앞에서
낮게 엎드려 따라오라고
안내를 해 주기 때문이다.
흙은 늘 낮은 데로
안내를 한다.
-「흙85」_낮게 엎드려, 전문
따뜻함은 점염성이 강하다. 따뜻함이 따뜻함을 낳고 또 그 따뜻함이 따뜻함을 불러들이는 식으로 그렇게 따뜻함의 파도타기를 하다보면 어느새 행복을 안게 된다. 이 시가 주는 감상이 그렇다. 땅에 뿌리내려 새 생명을 키우는 역할에서 드러내지 않지만 따뜻한 안내자의 역할도 한다는 걸 알려 준다. 한 편으로는 이 시는 시인의 모습 그 자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할아버지가
화장실에서 심부름을 시키실 때는
꼭 할머니만 찾는다.
할머니는 미리 알고
휴지나 안경을 들고 간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끼리만
만나는 화장실.
-「할아버지 심부름」 전문
아주 멋진 대저택이라도 그 자체만으로는 그림이 될 수 없다. 그것이 다른 무엇을 위해 존재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