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가 자욱한 어느 날, 학교 앞 작은 문방구에 택배가 도착합니다. 노랑머리 문방구 주인은 시끌시끌한 물건들을 마법 지팡이로 휘리릭 진열하고 손님을 맞이합니다. 장난감 보석 반지를 사 간 첫 손님부터 인형 달린 샤프를 산 마지막 손님까지, 소나기가 퍼부은 오후 문방구를 찾은 다섯 손님에겐 과연 어떤 신비한 일이 일어날까요?
‘동화’의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공상적ㆍ서정적ㆍ교훈적 내용이라는 풀이가 있습니다. 이 가운데 ‘공상적’이라는 표현이 눈길을 끕니다. 현실적이지 않지만 마음껏 자유롭게 펼치는 상상의 세계는 어른들의 시선에서 보면 막연하고 헛되어 보일지 몰라도 어린이들에게는 생각을 길러 주고 사고를 유연하게 만들어 주는 훌륭한 자양분입니다. 그래서 두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놀라운 상상력을 발휘하는 동화를 보면 독서의 즐거움이 두 배, 세 배 커지고 읽어도 읽어도 또 읽고 싶은 마음이 들지요.
《걱정 말아요 문방구》는 이러한 상상하기의 즐거움을 완벽하게 충족시켜 주는 동화입니다. 특별할 것 없는 학교 앞 문방구가 비밀스러운 마법의 공간으로 탈바꿈하면서 밋밋한 현실은 꿈이 되고 상상이 됩니다. 여기에 가치관을 길러 줄 묵직한 메시지를 얹어 작품의 깊이를 더했습니다.
책을 쓴 추현숙 작가는 특히 주인공들의 내면의 힘에 주목합니다. 문방구에서 산 마법의 물건이 걱정을 해결해 준 것이 아니라, 주인공 스스로 진지한 고민을 통해 걱정을 해결했음을 강조해요. 문방구의 이름을 드러내지 않은 것도, 문방구 주인과 물건들의 정체를 은근슬쩍 숨기듯 묘사한 것도 이러한 마음의 힘이 중요하며 우리 모두 그 힘을 이미 가지고 있음을 전하려는 작가의 의도이지요.
《걱정 말아요 문방구》는 릴레이 경주에서 바통을 주고받듯 이야기를 이어 갑니다.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우연히 문방구에서 만나게 됩니다. 첫 번째 이야기 ‘반짝반짝 우정 반지’의 연수는 두 번째 이야기 ‘통통통 축구공’의 세윤이와 문방구 앞에서 스치듯 만납니다. 세윤이는 세 번째 이야기 ‘찍찍 생쥐 스티커’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