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대안체제론, 그 사상적 계보를 따라가다
수십 년간 동아시아담론 연구에 천착한 백영서 연세대 명예교수는 동아시아 대안체제론의 사상적 계보를 추적하고, 세계적 차원의 과제까지 시야를 확장하는 담론의 혁신 가능성을 가늠하기 위해 이 책을 기획했다. 동아시아담론이란 동아시아 지역을 단위로 하는 사고와 실천을 말한다. 저자는 특히 그중 한 갈래로 동아시아의 국경횡단적 사유와 연대, 사회변혁의 운동성을 지향하는 동아시아 대안체제론에 집중한다. 현실 문제를 해결할 변혁이론으로서 여전히 생명력을 갖고 있는지 사상적 계보와 현재적 의미를 탐색하고자 했다.
저자는 한반도에서 지난 백 년 동안 동아시아 대안체제론을 생산하고 보급한 대표적인 종합지들을 ‘중국이란 매개항’, ‘삼층적 공간인식 구조’ 및 ‘기존 체제의 변혁운동’이란 세 요소로 점검한다. 안중근의 동양평화론을 시작으로 일제강점기의 대표적 잡지〈개벽〉, 냉전기의〈사상계〉와〈청맥〉, 탈냉전기의〈창작과비평〉을 따라 이어진 동아시아 대안체제론의 사상적 계보를 추적함으로써 동아시아 대안체제론이 일시적 유행이 아니며, 적어도 백 년의 역사를 지녔음을 규명한다. 더 나아가 역사적 근거를 확보해 담론의 실효성을 키워 신냉전 정세와 코로나 팬데믹 재난이 불러온 국가 간의 갈등과 자본주의 세계체제와 성장지상주의의 한계라는 현실 문제를 돌파할 실마리를 제공한다.
동아시아담론이 나아갈 길, 한반도 분단체제의 극복
동아시아담론을 주창하고 확산해 온 주역의 일원인 저자는 자신의 동아시아담론을 미시적으로 검토하여 앞으로의 과제와 발전방향을 톺아본다. 동아시아 대안체제론의 사상적 계보를 넘어 담론이 지닌 변혁의 가능성을 실체화하고, 21세기 정세변화에 발맞춰 나아갈 길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저자는 동아시아담론을 관통하는 세 가지 열쇠 말로 ‘실천과제로서의 동아시아’, ‘이중적 주변과 핵심현장’, ‘복합국가’라는 개념을 정리하고, 그간의 성과를 짚어 본다. 특히 저자는 그간 동아시아담론에서 간과된 한반도 분단문제에 주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