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평한 세상을 꿈꾸며 스스로 선을 넘는 아이들
하루하루를 짜인 틀 속에서 사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아침마다 줄에 맞춰 서서 우스꽝스러운 한 발 버티기를 하고, 다 같이 밥을 먹고, 그림을 그리고, 수영을 하고, 매주 수요일 똑같이 머리를 자릅니다. 대장 말만 잘 듣고, 선 밖으로 나가지만 않는다면 사자를 만날 일도, 번개 맞을 일도 없을 것입니다. 언뜻 완벽한 세상처럼 보입니다.
그렇지만 ‘나’는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일을 하고 누군가는 놀기만 하는 현실이 진정 공평한 것인지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릴리벨 아이들이 트램펄린을 뛰거나 재주넘기를 하는 동안, 그린벨 아이들은 진흙투성이가 된 신발을 닦습니다. 수영을 하는 릴리벨 아이들을 위해 수건을 건네는 것도 그린벨 아이들 몫입니다. 일이 너무 많아서 그린벨 아이들은 릴리벨 아이들과 함께 놀 수가 없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그린벨 아이들이 사는 초록 창문 집에는 책이 없고, 그린벨 아이들은 노래를 불러서도 안 됩니다. 이의를 제기해도 대장은 “난 불공평한 게 좋아!”라고 말할 뿐입니다. 결국 나와 두 그룹의 아이들은 옷을 바꿔 입으며 마구 섞입니다. 그리고 금지된 선을 넘어 스스로가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는 곳을 찾아 떠나지요.
사실 그림책 속 배경과 우리 사회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빈부격차, 인종, 종교, 나이, 성별 등에 따른 수많은 차별이 존재하고 있지만 어른들은 외면하기만 합니다. 아니, 대장처럼 어느 정도 불공평한 게 낫다고 여기기도 합니다. 옷을 바꿔 입기로 한 작은 계획이 단단한 대장의 성(城을 무너뜨린 것처럼,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면, 선을 넘어 변화를 꿈꾸지 않는다면, 이 사회는 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스웨덴 인기 그림책 작가 피야 린덴바움의 수작
스웨덴의 작가 피야 린덴바움은 산속에 아이들만의 나라를 만들었습니다. 억압된 자유를 아무 의심 없이 받아들인 아이들과 일방적으로 착취당하는 아이들, 두 그룹으로 나눈 뒤, 아이들의 끝없는 호기심과 자유를 향한 본성을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