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번역 작업 대부분은 제 인생에서 가장 혼란스럽고 괴로운 때 이루어졌습니다. …… 이 작업은 제가 힘든 시간을 보내는 동안 중심을 잡아주기도 했습니다. 이 책의 출간으로 ‘KAL858기 3부작’을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 이 3부작을 쓰기까지 수많은 우여곡절과 아픔이 있었습니다. 이 모든 일이 좋은 것이든 좋지 않은 것이든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의미 있는 삶의 조각이 되었으면 합니다.” _7쪽
우연에서 비롯된 숙명!
상처의 문이 열리다
제가 과거사 및 위원회 활동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대학교 때 일이 계기가 됐습니다. 당시 통일부가 주최한 논문 공모전에 참여해 우수상을 받게 됐는데, 시상식을 며칠 앞두고 수정 요구가 들어왔습니다. 저는 학문과 양심의 자유를 근거로 요구를 거부했습니다. 그때 문제가 됐던 부분은, 과거사 중 하나로 일컬어지는 사건과 관련 있습니다. 1980년대 말에 일어난 사건으로 정부 수사 결과가 발표됐음에도 여러 가지 문제가 계속 제기되던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사회적 논란을 고려해 재조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는데, 통일부는 대법원 확정판결로 끝난 사건이라며 저의 입상을 취소했습니다. 저는 혼란에 빠졌고, 상처도 받았습니다. _200~211쪽
이 책은 2022년 미국 Rowman & Littlefield 출판사에서 발행한 Tears of Theory: International Relations as Storytelling을 지은이가 직접 번역한 것이다.
네덜란드 레이덴대학교와 영국 센트럴랑카셔대학교 교수를 거쳐 핀란드 뚜르꾸대학교 소속으로 연구를 이어가고 있는 지은이는 논문 공모전 입상 취소를 계기로 KAL858기 사건과 숙명처럼 엮였다. 공식 수사 결과 또는 사건의 지배적 서사가 증거가 아닌 여러 모순점이 있는 김현희의 자백에 근거하며, 유해는 물론이고 제대로 된 기체 잔해도 보지 못한 한국 현대사의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