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말
1장 서로를 경계하며 우후죽순 밀려드는 외국 공관들
-조선의 마지막을 오롯이 지켜본 언덕
-화려함을 뒤로하고 전망탑만 남은 러시아공사관
-‘애꾸눈 잭’으로 조선을 바라본 영국
-130년간 한 자리를 지킨 영국공사관
-오로지 시장 개척을 위해 조선에 온 벨기에인
-오랜 방랑을 끝내고 미술관으로 다시 태어난 벨기에영사관
2장 순교하는 가톨릭, 병원과 학교를 앞세운 개신교
-조선에 뿌려진 천주교의 씨앗
-성지 지척에 들어선 용산신학교와 원효로성당
-한성 최초의 가톨릭 성당, 약현성당
-도성 어디서든 볼 수 있었던 명동성당
-의료사업을 통해 뿌리를 내린 개신교
-배재학당과 이화학당의 설립
-아펜젤러의 고민과 실험 그리고 정동교회의 탄생
3장 근대화를 향한 몸부림, 경운궁 중건과 서양관
-경운궁 수리와 함께 진행된 가로 정비
-<독립신문>과 독립협회의 창설
-대한제국 선포와 환구단·황궁우의 건립
-엉거주춤하게 들어선 독립문
-경운궁에 들어선 양관 수옥헌
-한양 건축의 절묘한 조화로 탄생한 정관헌
-황제의 궁궐로 설계된 석조전
-대한제국 위상에 맞게 변화하는 경운궁
-대한제국과 운명을 같이한 석조전
4장 침략의 첨병으로서 우리를 옥죈 기구들
-완만한 구릉이던 용산의 운명
-일제의 무력 침략과 용산역·용산기지의 활용
-두려움을 자아내며 하나둘 들어선 경찰관서들
-일제 통치의 적나라한 단면, 서대문형무소
-나쁜 권력의 하수인 노릇을 한 집, 경성재판소
5장 치밀한 흉계로 경성을 장악한 통치기구들
-남산 주변에 들어서기 시작한 일본인 시설
-식민 지배의 시작을 알린 통감부와 한양공원 조성
-식민 지배공간 창출을 위한 계획들
-남산을 파헤친 조선신궁의 건립과 해체
-근정전의 시선을 가로막으며 들어선 조선총독부 청사
-경성부청과 총독관저의 건립
6장 거친 숨을 몰아쉬며 철마로 밀려온 근대
-한반도 최초의 철도 경인선을
경성 근대건축을 통해 본
근대화 들머리 파란의 역사!
서울 광화문네거리와 정동 일대를 걷다 보면 이른바 근대 유산이라 불리는 건축물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옛 동아일보 사옥이었던 일민미술관을 비롯해 경성부청으로 건립되어 해방 뒤 오랫동안 서울시청으로 사용되었던 서울도서관 건물, 한때는 서슬 퍼렇던 경성재판소였지만 지금은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일반인이 쉽게 들어갈 수는 없지만 옛 정취가 그대로 남아 있는 영국대사관 건물과 미국대사관저, 을사늑약의 아픔이 서린 중명전 등이다. 이들은 주변의 현대식 건축물들과 어우러져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는 근대 들머리 유산들이다.
이영천 작가는 19세기 후반 한반도에 들어선 이들 건축 유산에 대한 ‘숨은 이야기’를 이 책 《근대가 세운 건축, 건축이 만든 역사》에서 들려준다. 지은이는 한반도로 몰려든 열강들이 그들 필요에 따라 건축물을 짓고 운용하는 과정을 살피다 보면 살아남기 위해 아등바등 몸부림치던 조선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고 말한다. 그 모습이란 자주와 자강으로 부강한 나라를 만들어 영세 중립국을 수립하겠다는 위정자들의 몸부림이기도 하고, 무너져가는 조선의 상황을 온몸으로 체감하며 핍박과 수탈로 고통받았던 민중들의 처절함이기도 하다. 지은이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목적 없이 만들어진 건축물은 없다’라는 걸 다시금 알게 된다. 각각의 건축물에는 정치적인 또는 경제적인 배경이 세세히 녹아들어 있다. 단순히 건축물이 담당했던 기능만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건축물의 입지에서부터 좌향, 건축 재료, 건축 형상에 이르기까지 열강들은 치밀한 계산을 통한 뚜렷한 의도를 가지고 각각의 건축물을 지어 올렸다. 물론 어떤 건축물은 그 의도대로 살아내지 못했고, 또 어떤 건축물은 그 의도 이상으로 역할을 해냈다. 지금 서울 곳곳에 남아 있는 근대 유산들이 바로 그 증거들이다. 가슴 아픈 역사를 고스란히 품고 우리 곁에 남아 있는 것이다. 이런 일련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