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역자의 말 _ 21세기에 다시 읽는『명상록』
1 나는 이 세상에서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
나는 이 세상에 태어나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나는 모래알과도 같은 존재다
자연의 목적에 따라 모든 사물이 생겨났다 사라진다
자연의 이치에 대해 논쟁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애초에 예정되어 있었다
기쁘든지 괴롭든지 일상의 일을 보고 놀라지 마라
자연의 활동에 익숙한 사람만이 충만한 기쁨을 누린다
나는 끊임없이 변화를 경험하면서 비로소 존재한다
이 세상에 정지해 있는 사물은 아무것도 없다
아무런 목적 없이 사는 것은 우주의 목적에 어긋난다
모든 활동의 적당한 때를 정하는 것은 자연의 몫이다
2 내일부터의 인생을 특별 보너스라고 여겨라
어떤 존재라 할지라도 죽는다는 데는 예외가 없다
생이 마치 천 년이나 남아 있는 것처럼 살지 마라
내게 죽음의 순간이 언제 닥칠지 전혀 개의치 마라
내가 세상에 머문 시간이 긴들 짧은들 아무 차이가 없다
죽음 그 자체가 더이상 공포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사람들의 선의와 사랑을 간직한 채 죽음에 임하라
죽는다고 해서 내 생명이 완전히 끝나는 게 아니다
사려 깊은 사람은 오히려 죽음을 미소로 맞이한다
나는 목숨이 다할 그 순간까지 자연의 길을 따라가리라
세상과의 작별에 그 어떤 주저함도 없는 삶을 살라
내일부터의 인생을 특별 보너스라 여기면서 살아라
살아생전의 명성은 신기루마냥 헛된 일에 불과하다
사후의 평가에 집착하는 인생은 너무나도 덧없다
3 내 영혼 속보다 더 조용하고 평온한 곳은 없다
내면의 움직임에 끊임없이 주의를 기울여라
내 영혼 속보다 더 조용하고 평온한 은신처는 없다
힘들고 괴로울수록 자아라는 작은 영역으로 물러서라
어떤 본성이 나를 인도하는가에 내 시선을 집중시켜라
나를 지배하는 이성이 내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