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아이들의 일상을 재치있고 유쾌하게 그려 온 제성은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가족 구성원이 서로의 입장을 헤아려 보길 바랐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잘 몰랐을 부모의 사정까지 다각도로 그려 냈지요. 서로의 사정을 알게 된 가족들이 그간 털어놓지 못했던 비밀을 공유하며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결말은 그렇기에 더욱 큰 감동을 선사합니다.
“엄마도 그랬어. 언젠가 오빠들 공연 티켓 끊겠다고
밤을 새고 다음 날 무단결석하고.
그런데 그 무단결석이 엄마 앞길을 막을 줄 그땐 몰랐어.
그때는 부모님이 반대하는 것이 이해가 안 갔어.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까 내 할 일을 안 한 게 후회되더라.
그래서 민주 너는 그러지 않기를 바랐어.”
- 본문 중에서
이 책은 《사춘기 대 갱년기》 시리즈를 함께하며 큰 사랑을 받은 제성은 작가와 이승연 작가가 다시 한번 의기투합한 작품입니다. 아이들의 ‘덕질 문화’를 현실 그대로 표현한 톡톡 튀는 글에 이승연 작가의 개성 넘치는 그림이 더해져 읽는 재미와 보는 재미를 동시에 선사하지요. 특히 주인공 민주와 같은 학교에 다니는 《사춘기 대 갱년기》의 주인공 루나의 등장으로, 그간 작가의 작품을 읽어 온 독자라면 깨알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또 각 장이 끝날 때마다 등장하는 민주가 쓴 MRT에 관한 정보 페이지는 동화 속 세계를 더욱 탄탄하게 만들어 줍니다.
이 책에서 주목하는 또 하나의 주제는 ‘세대 갈등’ 문제입니다. 민주와 할아버지 사이는 예전 같지 않습니다. 어릴 때는 효도 쿠폰도 발행해 드리며 가깝게 지냈지만, 요즘은 하교 후 인사하는 것도 왠지 어색하지요. 최근 친구의 죽음으로 할아버지가 실의에 빠지자 더욱 그렇습니다. 어린이와 어른은 살아온 시대 상황이 다르기에, 서로 가치관이 달라 부딪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관심을 기울이려는 노력이 필요하지요. 이 책에서는 서로 소원했던 민주와 할아버지가 ‘덕질’을 매개로 다시 가까워지는 과정을 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