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이해하는 것보다
세상을 지어내는 게 더 편했던 거야”
이해가 아닌 상상을 통해 바라보는 현실
헤르츠 나인 남서부에는 하품의 언덕이 있다. 언덕의 꼭대기에 오르면 발바닥에서부터 소름이 돋기 시작해 20초에 이르는 장구한 하품이 되어 몸 밖으로 빠져나간다. 이 ‘언덕의 하품’을 경험한 사람은 죽는 날까지 잠을 자지 않는 능력을 얻지만 이는 법으로 금지되었다. 금지된 하품의 언덕에 올라 하품을 한 사람들은 성별과 무관하게 임신을 하게 되고 그렇게 출생한 아이들은 ‘하품-아이’라 불리며 낙인찍힌 삶을 살게된다. 주인공인 챰과 바란 그리고 그의 쌍둥이 형 메오는 모두 하품의 아이들이다.
챰과 바란 그리고 메오는 편견과 차별속에서 미래가 지워진 우울한 삶을 뒤로하고 자유라는 신비를 찾아 반대로 가고 또 간다.
그래픽노블《하품의 언덕》은 이빈소연 특유의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각색과 그림을 통해 마치 “직선과 곡선으로 이루어진 복잡한 바람”과 낮은 하늘과 구름, 안개로 둘러싸인 ‘하품의 언덕’ 속으로 독자들을 데려가는 듯하다.
“언덕에는 지붕이 없다는 사실을 잊지 마.
가고 싶은 곳으로 가려는 마음이
우리를 병들게 해.
하지만 가고,
가고,
가라.”
미지의 이야기와 조우하는 서늘하고 신비로운 세계
알마출판사의 그래픽노블 시리즈GG(Graphic Gong
지난 6월, 동명의 애니메이션을 각색한 김용관의《신파new wave》에 이어, 시인 문보영의 첫 소설집 《하품의 언덕》의 표제작 <하품의 언덕>을 그래픽노블로 만난다. 각색과 그림은 이빈소연이 맡았다.
“텍스트의 마침표로서의 그래픽이 아니라, 그래픽 자체가 서사를 풍부하게 만들어 읽는 재미를 더해간다는 점에서의 가능성을 느꼈다”는 시인 서윤후의 추천의 말처럼 알마출판사의 GG시리즈는 단편(초단편 소설을 중심으로 문학과 그래픽의 실험적인 만남을 시도한다.
출간 예정작으로는 2021년 알마출판사와 북서울시립미술관의 협업으로 출간한 SF앤솔로지 《세 개의 달》에 수록된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