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가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작은 쉼표 같은 어린이의 시선, 말 한 마디
갑갑한 도시에서 매일매일 숨 가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천진난만한 어린이의 시선, 말 한 마디는 작은 쉼표 같습니다. 그 천진한 어린이의 시선 속에 비쳐진 어른들의 삶은 왠지 모르게 코끝을 찡하게 하고 가슴을 울렁이게 합니다. 그림 작가 역시 제주에서 나고 자란 탓에 특별한 설명이나 해설이 필요 없이 자연스럽게 그림을 그렸습니다. 동시만큼이나 순순하고 담백한 그림이 어우러져 작품마다 긴 여운을 남기게 합니다.
《콩알탄이 코시롱코시롱》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 「영등할망 부탁햄수다」, 2부 「바다를 돌돌 말았어」에서는 제주도 사람들의 삶이 진솔하게 녹아 있는 작품으로, 3부 「엄마를 업고 가요」, 4부 「나도 편식한다고!」에서는 박진형 작가만의 순박한 동심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을 담았습니다.
아방은 술 먹엉
코가 벌렁
어멍은 용심난
눈이 벌겅
용돈 받구정한 오라방은
코도 벌겅
눈도 벌겅
난 아방이 웃으니 마냥 좋은데
1부 「영등할망 부탁햄수다」 - 배 들어오는 날- 전문
제주도에서 배 들어오는 날은 그림에서 보이듯 도시에서의 월급날에 해당합니다. 뱃사람 아버지의 고된 삶은 그저 술 먹엉 코가 벌겅으로 풀어지고, 줄어든 돈에 어멍은 용심이 나서 눈이 벌겅해집니다. 오라방은 용돈 받구정 코도 벌겅 눈도 벌겅! 동시를 읽고 나면 벌렁거린다는 제주도 말 ‘벌겅’이 오래도록 입 안에서 맴돌게 합니다.
조그만 밥상
다섯 식구 둘러앉아
밥을 먹는다
쪼그린 발
옴짝달싹 못 하는 엉덩이
부딪치는 젓가락 싸움
툭!
아빠 콧잔등에
날아든 검정콩 하나
푸하하하
짜증이 튕겨나간다.
3부 「엄마를 업고 가요」, - 콩알탄- 전문
콩알탄이 날아들고, 젓가락 싸움이 날 정도로 작은 밥상머리 가족의 모습이 유머러스하게 그려진 작품입니다. 다섯 식구가 작은 밥상에 둘러앉아 엉덩이도 옴짝달싹 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