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 만연한 약자를 향한 혐오
그중에서도 가장 악랄했던 중세 서양사 속의 마녀사냥을 파헤치다
카톨릭 중심으로 삶을 이어가던 중세 유럽, 사람들은 악을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마녀’라는 존재는 종교 교리에 반하여 사람들을 현혹시켰다. 종교질서 체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마녀를 없애야 했다. 유럽을 강타한 마녀재판은 바다 건너 북미 대륙에도 전파됐다.
4세기 동안 마을의 질서를 어지럽힌 마녀는 수만 명에 이르렀다. 유실된 기록이 많아 정확한 수를 집계하긴 힘들지만, 악을 뿌리 뽑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당시 사회는 그것이 정의였다. 나의 안위와 사회의 질서유지를 위해 내 이웃, 내 가족까지도 고발하는 용기가 필요했다.
그런데, 그 사람들 정말 마녀가 맞나?
재판 기록에 따르면 마녀로 고발된 사람 중 대다수가 여성이었다. 그녀를 보호할 남자 가족이 없고, 상속받은 재산이 많으며, 의술 행위를 하는 사람이 표적이 되었다. 그들은 마녀임을 증명하는 시험을 당하고 목숨을 잃었다. 사형된 여자 중 진짜로 마법을 부리고 사람들을 유혹해 사회를 어지럽힌 마녀는 없었다.
마녀사냥은 오늘날에도 무고한 누군가를 거세게 몰아가는 여론을 의미하는 단어로 정착했다. 옛날에는 주된 대상이 여성이었지만, 이제는 나이와 성별을 가리지 않는다.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행위로 대중이 얻는 건 무엇일까? 투철한 정의감으로 잘못의 진위를 파헤치기 위함일까?
결국, 마녀사냥이란 ‘사회악을 처단하는 정의롭고 도덕적인 나’에 취한 집단 광기 행위를 표현하는 단어라 할 수 있다. 혐오를 기반으로 쌓인 역사를 어떤 방향으로 틀어야 할지 고심할 시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