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말: NFT 미술, 달리는 열차에 올라탈 것인가?
1장 NFT와 현대 미술
2장 역사와 현장: NFT 미술의 출발부터 현재까지
3장 NFT 미술과 문화 민주주의: 기회의 확장과 새로운 관계 모색
4장 NFT 미술의 시장 가치
5장 예술, 기술, 존재: NFT 미술에 대한 미학적 사유
6장 NFT, 기게스의 반지
나오는 말: 신 기술이 뿌리 깊은 예술과 동거할 때 제기되는 것들
주
참고자료
● NFT 미술은 무엇인가?
‘대체 불가능한 토큰’을 뜻하는 NFT는 희소성을 갖는 디지털 자산을 대표한다. 근간 기술은 블록체인으로, 데이터의 수정이나 삭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데이터의 위?변조를 방지할 수 있다. 즉 디지털 자산의 구현과 거래에 적합한 플랫폼이다. NFT의 가장 큰 특징은 분절 불가능성으로, 예술의 그것과 맞닿아 있다. 이를테면 1만 원짜리 지폐는 연식, 구김 정도에 관계없이 같은 가치를 지닌다. 달러나 유로 등 외국 지폐로도 교환할 수 있다. 반면 예술 작품은 분명한 등가 기준이 없다. 설혹 같은 작가가 그린 같은 크기의 그림이라 해도 그 차이는 제각각이다.
회화와 조각 등의 예술품이 동굴 벽과 미술관에서만 존재하던 긴 시간을 지나 지금은 디지털 파일로 가공된 예술품을 시간과 공간, 플랫폼에 제약을 받지 않고 감상할 수 있다. 또 회화와 조각의 제작 과정을 촬영한 동영상, 디지털 파일도 자체로 예술품이 되는 시대다. 과거에는 디지털 파일의 무한 복제가 가능했기에 디지털 파일의 소유권을 주장하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블록체인의 속성을 부여받은 NFT 미술품은 디지털상에서도 소유권을 보장받을 수 있다. 다르게 이야기하면 예술의 아우라는 디지털 파일을 구분하지 않는다. NFT 미술은 여기서 출발한다.
● NFT 미술 열풍, 어디에서 시작되었나?
2021년 3월, ‘비플’의 NFT 미술 작품 〈매일: 첫 5,000일〉이 크리스티 경매에서 6,930만 달러(한화 약 870억 원에 낙찰되었다. 제프 쿤스, 데이비드 호크니에 이어 생존 작가 중 세 번째로 높은 가격이었다. 비플의 본명은 ‘마이크 윈켈만’, 현직 디지털 아티스트이지만 유명세에는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이 사건은 당장에 예술계는 물론 전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대체 NFT 미술이 무엇이기에?”
〈매일: 첫 5,000일〉은 작가가 2007년부터 13여 년 동안 매일 작업하거나 수집한 5천 개의 디지털 이미지들을 콜라주 방식으로 재구성한 뒤 NFT로 발행한 예술품이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