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85%는 성능이 아니라 다른 무언가 때문에 제품을 구입한다
“일단 해봐(JUST DO IT”라는 문구를 보면 누구라도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를 떠올린다. 이 짧은 문구 하나만으로 고객들은 나이키에게 친밀감을 느끼는데 폴린 브라운은 감각적인 광고와 캠페인을 통해 전해지는 나이키의 슬로건이 “‘내면의 영웅’을 깨우고 싶다는 욕망을 자극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브랜드와 감정적으로 동화되는 순간, 제품의 성능은 부차적인 문제가 된다.
오늘날 대중들이 제품에 바라는 것은 단순한 ‘효용’이 아니다. 자신이 누구이고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는지 표현해줄 수 있는 도구를 바란다. 패션이나 IT 제품에서부터 전기차, 칫솔, 아이스크림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상통하는 지점이다. 샤넬의 핵심이 사용할 때보다 ‘사는 과정에서 느끼는 호화로움’이고, 식품기업 카인드의 핵심이 평범한 에너지바 구매가 아닌 ‘착한 일을 했다’라고 느끼게 만드는 차별화된 프로모션인 이유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이처럼 소비자와 감정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걸까? 바로 미학이다.
보고, 듣고, 맛보고, 만지고, 맡는 오감의 예술
‘미학’이라고 하면 흔히 제품의 디자인이나 로고와 같은 시각적인 요소에 국한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제품의 미학은 제품을 마주하기까지 경험하는 모든 과정, 심지어 제품을 사용했던 경험을 회상하거나, 제품을 사는 과정을 상상하는 것까지 모두 관련 있다. 핵심은 ‘오감’이다. 우리의 시각, 청각, 미각, 촉각, 후각을 자극할 때 미학은 살아난다. 제품의 포장을 뜯고, 소재를 손으로 느끼고, 로고의 문양과 매장의 냄새까지 모든 것이 오감을 자극하는 요인이다. 감각을 자극할 때, 소비자는 제품과 특정한 감정을 연결시키고, 이런 과정을 통해 유대감을 쌓게 된다. 스타벅스가 샌드위치 조리 냄새로 인해 방문객이 급감하자 ‘냄새’의 중요성을 깨닫고 커피향을 방해하는 요인을 없앤 일이나, 조 말론이 박스에 리본을 매단 패키징과 고급스러운 쇼핑백을 활용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