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간찰로 글씨를 읽다
동국진체와 송하 조윤형 / 벼루 열 개를 구멍 내고: 간찰체는 따로 없다 / 기운생동, 연암의 글씨 / 현란한 문장: 추사가 초의에게 보낸 편지 / 실용의 도구로서 간찰: 다산의 생각 / 19세기 조선의 ‘동파열’과 소동파의 「백수산 불적사 유기」
2. 간찰로 역사를 읽다
부채 정치와 책력 정치 / 책력 하나 보내오니 산중 갑자 헤아리십시오 / 소치의 그림값 / 소치의 아들 / 슬픔을 달래주는 편지 / 선비에게 가장 핍근한 것, 『유자최근』
3. 간찰로 생활을 읽다
선비들이 쓰는 꽃 편지, 시전지 / 세 벗들의 우정 어린 편지, 『삼현수간』 / 나리님 덕택이라고: 신현이 지방 수령인 형 신진에게 보낸 간찰 / ‘구름 위 진사’ 이야기: 이이기가 재종 최몽현에게 보낸 간찰 / 연담 선사를 그리며: 다산이 완호 화상에게 보낸 편지 / 노사심화: 노사 기정진의 간찰
4. 고문서로 역사를 읽다
바위틈에 핀 들꽃: 장예원 속신입안 / 노비가 된 대학자: 정의의 법정, 「안가노안」의 재해석 / 노비를 사고팔다: 백문문기와 관서문기 / 이계송, 송씨 가문을 계승하다: 1580년 담양부 입안 / 집안의 기대주, 문과에 합격하다: 임장원의 문중과채수기 / 온 집안이 축하하는 과거 합격: 신응망의 등제 별급문기 / 18세기 서울의 샐러리맨: 녹패
5. 고문서로 정치를 읽다
문서의 양식, 의례의 표현: 조선시대의 외교문서 / ‘즈다오’, ‘즈다오러’: 거행조건 / 영조의 어필 정치: 갱재첩 / 정조의 비답 정치: 상소와 비답 / 제대로 천거하지 않았다면 재앙을 입으리라: 사관의 자격 317 / 율곡의 붓 아래 완전한 사람 없다: 사초와 사필 / 송강이 겪은 임진왜란: 『백세보중』
6. 고문서로 생활을 읽다
추노, 그리고 비첩의 정조 / 면앙정 선생의 가마를 메다: 하여면앙정 / 북을 울려 공박하다: 정약용의 명고
이 책은 간찰과 고문서의 실제 유물을 생생히 볼 수 있도록 해당 도판을 모두 싣고 있으며, 1~3장은 간찰을 소재로 하였기 때문에 각각의 편지에 쓰인 주인공의 필체를 빠짐없이 느껴볼 수 있다. 그런데 1장에서는 더 나아가 글씨에 대한 편지 주인공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송하 조윤형은 정조로부터 재능을 인정받고 당대에 표준이 되는 글씨를 구사한 인물이다. 그는 옥동 이서, 공재 윤두서, 백하 윤순, 원교 이광사로 이어지는 우리나라 고유의 서체, 즉 동국진체의 맥을 잇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편지에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글씨를 쓰는 사람으로는 첫째로 경홍景洪(한석봉을 칩니다. 그런데 백하白下(윤순가 손가락과 팔뚝 사이의 기운을 펴내는 삼매경도 역시 좋지 않습니까?” ―19쪽.
연암 박지원은 족손에게 보낸 편지에서 윤상서체가 비록 벼슬하는 사대부들의 모범이 되기는 하지만 대가의 필법은 아니라고 주의를 주었다. 김수항이나 윤급의 글씨가 우아하기는 하지만 풍골이 전혀 없어서 대가의 필법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비판적인 생각을 가진 박지원의 글씨는 어떠했을까? 저자는 일필휘지로 써내려 간 그의 글씨에서 힘이 있으면서도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저자는 연암 박지원의 글씨를 ‘기운생동’이라는 한마디로 정의한다. 조선시대 글씨와 학문에서 내로라하는 사람들이 글씨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으며, 동시에 그들의 글씨도 느껴볼 수 있는, ‘책 속의 서예작품 전시관’이라 할 수 있다.
간찰 속 다양한 생활 모습
그림값을 요구하고, 슬픔을 달래주고...
추사 김정희로부터 ‘압록강 동쪽에서 최고의 솜씨’로 인정받은 소치 허련은 호남 문인화의 비조이며, 헌종의 부름을 받아 궁궐에서 그림을 그려 올려 극찬을 받은 인물이다. 그런 그가 해남 향리에게 속마음을 적나라하게 내비친 편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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