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물로서의 책
“책은 휴대용 기록/저장 수단이다”
태블릿의 원조 | 파피루스 두루마리 | 광물, 식물, 동물 | 알파벳 | 두루마리의 발전과 종이의 탄생 | 종이가 이슬람의 황금시대에 미친 영향 | 연결된 텍스트 | 두루마리에서 아코디언으로, 다시 코덱스로 | 필사본 전통 | 읽기와 쓰기의 변화
2. 내용으로서의 책
“책은 정신을 담는 투명한 그릇이다”
인쇄기를 돌리다 | 활자 주조 | 인쇄 | 책의 몸 | 책을 펼치다 | 친밀한 책 | 자(字와 면(面 | 알두스 혁명과 휴대용 도서관 | 지식 재산권 | 크리스털 잔
3. 아이디어로서의 책
“책은 실험과 유희의 장이자 예술 작품이다”
아티스트 북의 정의 | 윌리엄 블레이크의 ‘채색 인쇄’ | 음각과 양각 | 스테판 말라르메, ‘정신의 도구’로서의 책 | 에드 루셰이의 민주적 다양성 | 책을 만드는 새로운 예술 | 책의 이데아 | 가상현실로서의 책 | 영화적 공간으로서의 책 | 재조합 구조로서의 책 | 수명이 짧은 책 | 무언의 사물로서의 책
4. 인터페이스로서의 책
“책은 수용의 순간에 독자의 손과 눈과 귀와 마음에서 생겨난다”
말하는 책 | 디지털 행위유도성 | 프로젝트 구텐베르크(전자 텍스트와 전자책 | 인터넷 아카이브 | 구글 북스 | 전자책 단말기 | 책다움과 파라텍스트 | 쌍방향성과 디지털 책 | 콜로폰이냐 잉키피트냐?
☞ 사물:
어쩌다 책은 지금의 모양이 됐을까?
종이를 접어 제본한 지금의 책 모양을 ‘코덱스’라고 한다. 코덱스는 진흙으로 만든 손바닥만 한 기록장이었던 점토판과 파피루스 및 양피지 두루마리를 지나 기원전 1300년경 로마에서 등장한 ‘납판’(wax tablet을 여럿 묶은 데서 기원한다. 납판의 받침대가 대체로 나무였던 데서 ‘나무줄기’를 뜻하는 ‘코덱스’라는 명칭으로 굳어졌다. 그렇다고 코덱스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두루마리가 당장 사라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는 방식과 단을 나누어 서술하는 쓰기 방식은 그대로 이어졌다. 코덱스 형태가 종이와 만나 지금과 비슷해지기까지는 1000년의 세월이 더 필요했다.
글쓰기와 페이지의 모습을 빚어내는 데 필수적인 것은 누가 읽느냐, 무엇을 읽느냐의 변화였다. 책 한 권이 유일무이한 귀중품이었던 중세에는 들고 다니지도 못할 정도로 큰 책을 쇠사슬에 묶어 책상에 고이 모셔두었다. 그러다 제본 기술이 발달하면서 코덱스는 한 손에 휴대하기 편한 크기가 되었고, 이로 인해 낭독의 시대는 저물고 개인적이고 사색적인 묵독의 시대가 열렸다.
알파벳의 등장, 기술의 발전, 띄어쓰기와 구두법의 등장은 코덱스가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는 데 기여했다.
☞ 내용:
인쇄술의 발전, 대량 생산, 보급판 페이퍼백, 서점…
일정한 규격의 상품이 된 책, 오직 ‘내용’만으로 독자들을 자극하다
서구에서는 15세기에 발명된 활판 인쇄 기술은 책을 코덱스 형태로 고정시켰다. 또한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책을 더 싸고 쉽게 개인이 소유할 수 있게 되었고, 개인과 텍스트의 관계는 더 친밀해져갔다. 17세기가 되자 이 친밀감과 문화적 가치를 북돋우는 방향으로 책의 구조가 발전했다. 인쇄업자들은 ‘발행인 표장’이라는 자신만의 상징을 만들었는데, 이는 오늘날로 치면 출판사의 로고에 해당했다. 독자에게 책 내용을 맛보기로 보여줄 요량으로 제목은 점점 길어졌고, 차례, 쪽수, 쪽표제(面註, 찾아보기 같은 장치도 이 시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