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가 없었으면 좋겠어!”
아홉 살 여동생 지유에게 지훈이는
뭐든지 내키는 대로 행동해도 혼나지 않고,
엄마 아빠의 사랑과 관심까지 독차지하는 오빠 같지 않은 오빠다.
엄마 아빠는 늘 우리가 오빠를 더 이해해 줘야 한다고 말하지만, 지유는 불만이다.
‘오빠만 특별해? 왜 나만 오빠를 이해해 줘야 하는데?’
오빠에 대한 미움과 엄마 아빠를 향한 원망이 점점 커지던 어느 날,
지훈이는 학교에 가다 말고 주저앉아 발작처럼 소리를 지르고,
이 모습에 애써 참아 왔던 지유의 마음은 펑! 폭발하고 만다.
“쟤한테는 장난 좀 쳐도 돼”
같은 반 친구들에게 지훈이는 독특한 아이다.
매일 아침 모든 교실 창문에 커튼을 치고
몇몇 친구들이 손을 흔들며 인사해도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같은 교실에 있지만 지훈이는 늘 혼자만의 세상에 있는 듯하다.
가은이는 이런 지훈이를 적극적으로 돕는 친구다.
하지만 민재와 성우는 지훈이가 영 못마땅하다.
커튼을 쳐서 교실을 어둡게 만드는 것도, 선생님에게 특별대우를 받는 것도 얄밉다.
그래서 지훈이에게 아주 살짝 장난을 쳤는데 선생님이 크게 화를 내며 벌을 세운다.
이건 정말 불공평하다!
불만과 오해가 쌓이던 어느 날, 민재와 성우는 지훈이와 한바탕 몸싸움을 벌이고
지훈이의 긴 손톱 때문에 민재 얼굴에는 깊은 상처가 생긴다.
“장애인을 왜 일반학교에 보내는 거예요?”
엄마에게 지훈이와 함께하는 매일은 도전과도 같다.
자폐 스펙트럼 진단을 받고 힘겨워하던 시기는 지나갔지만,
갑작스레 폭주하는 지훈이를 어쩌지 못해 힘이 빠지는 날도 많다.
미처 신경 쓰지 못했던 둘째 딸 지유가 분노처럼 서운함을 쏟아내던 날에는
쿵, 가슴에 돌덩이가 떨어져 내리고,
지훈이와 같은 반 학부모들에게 항의를 받을 때면
단단한 편견과 차별의 벽 앞에서 마음이 무너져 내린다.
“저렇게 위험한 애를 우리 애랑 같은 교실에 둘 수 없어요.
특수학교로 전학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