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발효의 시간
발효의 시간 / 씨앗 아파트 / 나루터에서 / 제트기 지나간 자리 / 햄버거 만들기 / 눈사람 가족 / 아기꽃 / 들켰다 / 입학식 / 할아버지의 거시기 / 꿈결 타고 / 지금은 탈바꿈 중 / 장군목 요강바위 / 힘센 돌멩이 / 논밥 / 초승달
제2부 햇빛 세탁소
개미상회 / 햇빛 세탁소 / 메롱 바지 / 오늘은 좋은 날 / 운주사 / 민들레 홀씨 / 로봇과 동생 / 인사 / 칠성무당벌레 / 선풍기 / 미세먼지 / 약속 / 야생화 / 연탄 / 소금 / 봄잠
제3부 섬진강 미술관
엄마 만나러 가는 길 / 거북 장수마을의 큰샘 / 섬진강 미술관 / 엄마의 시 쓰기 / 죽순 / 버려진 애완견 / 장독대 / 나의 꽃무릇 / 눈꽃빙수 / 옥천골 미술관 / 마음 저울 / 갯벌 / 나무 그늘 / 담쟁이넝쿨 / 짬뽕 / 능소화
제4부 행복 마트
순댓국 / 해바라기 / 개울물 / 엄마 잔소리 / 시험 보는 날 / 연잎 우산 / 진공청소기 / 순창 고추장 / 국수 / 행복 마트 / 금강산도 식후경 / 왕자두나무 과수원 / 섬진강 / 살아 있는 된장 / 채계산 출렁다리 / 무각사 / 강천산 단풍
재미있는 동시 이야기
햇빛 세탁소의 해맑고 정갈한 동심의 세계_이준관
아이들 일상과 생각을?
아이들의 목소리로 해맑게 그린 동시집!
동심이 가득한 세계로 어린이들을 초대해 온 청개구리 출판사의 동시집 시리즈 <시 읽는 어린이> 116번째 도서 『햇빛 세탁소』가 출간되었다. 시와 동시, 그림책 등 넓은 문학 스펙트럼을 가진 양은정 동시인의 첫 동시집이다.
양은정 동시인은 “고추장을 품어 안은 순창”의 어느 섬진강 강변 동네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지금까지도 순창을 떠나지 않는 걸 보면 고향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각별한지 알 수 있다. 그래서인지 『햇빛 세탁소』에는 순창을 떠올리게 되는 작품들이 다수 수록되어 있다. 「장군목 요강바위」「힘센 돌멩이」「섬진강 미술관」「섬진강」 등 섬진강이나 지역 명소에 대한 작품을 읽다 보면 순창에 다녀온 것 같은 착각마저 든다.
그래도 ‘순창’하면 뭐니 뭐니 해도 고추장이 아닐까. 양은정 시인도 이에 대해 「발효의 시간」「장독대」「순창 고추장」「살아 있는 된장」 등으로 그려냈다. 단순히 고추장에 그치지 않고, 고추장과 된장이 발효되는 시간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는 작품들이다. 그중 동시집의 초입에서 독자들을 맞이하는 「발효의 시간」을 살펴보자.
순창 할머니가
장독 뚜껑을 하나하나 열어 보이며
―요렇게 낮에는 해를 보고
밤에는 달을 보고
그래야 좋은 균이 생긴단다
썩지 않고 좋은 균이 나오는
마술 같은 장독 안에서
날마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
해님 달님만 아는 비밀이라고
오래오래 품어야 나오는 비밀
할머니가 그랬다
된장, 고추장, 간장독 열어 보며
―이제 됐다!
할머니 입에서
이 말이 나와야 합격이다
―「발효의 시간」 전문
맛있는 장들이 만들어지기 위해서 “낮에는 해를 보고/밤에는 달을” 봐야 한다거나, “오래오래 품어야” 한다는 것이 순창 할머니의 ‘비밀’스러운 비법을 기대한 독자들에겐 조금 허무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꾸준히 품어 안는 일이야말로 가장 어렵지 않을까? 양은정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10여 년 동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