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5
서론 태평양의 발견에 대하여 묻다 9
제1부 태평양의 발견과 지구일주 시대의 도래
1장 공간혁명: 구세계에서 신세계로 35
1. ‘태평양이 없는 세계’ 35
2. 미지의 대양: ‘남해’와 ‘태평양’ 52
3. 태평양, 그 모습을 드러내다 62
2장 교통혁명: 시간과 공간의 파괴 67
1. 대륙철도와 대양고속도로의 개통 67
2. 속도의 경쟁: ‘80일간의 세계일주’ 75
3. 바다로 열린 창: ‘극동’의 개항 83
제2부 조선인, 태평양에 눈을 뜨다
3장 지리적 상상 공간으로의 태평양 95
1. 서양의 중국 침투: 선교와 만국지도 95
2. 조선 전래 및 그 영향 118
3. 최한기, 해양의 시대를 예견하다 133
4장 문명적 교류 통로로의 태평양 143
1. 개항과 ‘세계대세론’ 143
2. 안에서 밖으로:조선사절단의 세계일주 기행 152
3. 밖에서 안으로: 한양 도성 안의 ‘양인촌’ 188
4. 최남선, 바다(태평대양를 품다 208
5장 패권적 경쟁 대상으로의 태평양 217
1. ‘구미태평양’과 일본의 도전 217
2. 미일전쟁설의 생성과 유포 227
3. 한국 언론의 보도와 반응 270
제3부 한인 디아스포라와 외신대한의 건설
6장 경계를 넘다: 추방과 망향 299
1. 유민: 구대륙 내의 이동 302
2. 이민: 하와이와 신대륙으로의 이동 308
3. 태평양상의 한인 네트워크 형성 319
7장 이주소설과 체류기록 341
1. 육정수의 《송뢰금》 341
2. 현순의 《포와유람기》 353
3. 김한홍의 <해유가> 364
8장 ‘나라 밖의 나라’: 신대한의 꿈 375
1. 밖에서 바라보는 대한제국 376
2. 안에서 바라보는 외신대한 391
3. 유예된 혁명: 제국에서 민국으로 405
참고문헌 415
그림목록 436
찾아보기 438
한국의 근대는 태평양의 ‘발견’에서 시작됐다.
태평양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언제나 격랑이 몰아치는 거친 바다였다. 태평양은 우리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와 모두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태평양에 무관심하고 무지하다. 무엇보다 이 바다가 우리에게 가져다준 변화의 역사적 의미를 모르고 있다.
수십 년간 한국근대사에 천착해온 고정휴 포스텍 명예교수는 그동안 관심을 받지 못했던 태평양의 ‘발견’에 주목했다. 태평양의 발견은 곧 서양이 주도하는 근대 세계의 탄생을 예고했고, 그것은 한마디로 지구적 차원의 공간혁명이었다. 저자는 이 엄청난 발견이 한국사에서 지닌 의미를 밝히며 한국근대사를 새롭게 설명한다. 지금까지 ‘개항’은 근대화의 시작을 의미했다. 19세기 조선이 열었던 바닷길은 다름 아닌 광대한 태평양과 만나는 길이었다. 자본주의 문명을 촉발시키고 서양 중심의 질서를 가져온 태평양은 조선과 조선인의 운명을 송두리째 바꿨다.
이 책은 개항기를 중심으로 태평양의 ‘발견’에 따른 근대 세계의 구성과 조선의 관계를 역사적으로 살핀다. 동서양의 지도, 당대 조선인과 외국인이 남긴 기록을 총망라하여 조선인이 태평양 개념을 알게 되는 경위와 태평양이 우리 역사의 무대로 들어오게 된 과정을 검토한다. 이로써 한국의 역사에서 태평양의 ‘발견’이 갖는 진정한 역사적 의미를 탐구한다.
태평양은 우리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왔는가
저자는 우선 조선인이 태평양을 알게 된 과정을 다시 한번 되짚으며 태평양이 우리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왔는지 조명한다. 태평양의 존재를 알게 된 조선과 조선인의 모습을 상세하게 묘사하면서 한국사에서 태평양이 지닌 독특한 성격을 규명한다.
조선 후기의 위정자나 실학자를 포함한 지식인은 바다에 대한 관심이 대단히 낮았다. 이는 오랫동안 중국과 연결된 대륙 중심적 사고의 반영이자 그 한계를 보여 준다. 일찍이 ‘해양의 시대’를 예고했던 최한기는 예외적인 존재였다.
저자는 최남선의 〈소년〉,〈해상대한사〉를 비롯해 다양한 자료를 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