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한 그림
그림작가인 하나 틴토르는 할머니와 손녀의 이야기를 아이의 시선으로 솔직하게 담아냈다. 그래서 때로는 웃고 때로는 슬픈 아이의 마음이 페이지마다 그대로 드러난다. 아이의 각별한 친구이자 주인공인 할머니는 씩씩하고 활동적이고 듬직했던 모습에서 점차 힘없이 의자에만 앉아 있거나 보호가 필요한 사람이 되어 가는 모습이 다양한 시각으로 그려진다. 치매에 걸리기 전에는 맨눈으로 세상을 보다가 치매가 심해지면서부터는 안경을 벗지 않는 할머니의 모습도 초점을 잃은 할머니의 눈을 가려주고 싶은 아이의 마음을 담은 것이 아닐까. 아이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한 그림은 할머니와 손녀의 아름답고 안타까운 우정을 더욱 감동적으로 전달해 줄 것이다.
기억을 잃은 할머니를 위해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
손녀랑 함께 캠핑도 하고, 자전거도 타고, 등산도 하고, 달리기도 하고, 수영도 하는, 못 하는 게 없던 할머니. 할머니와 손녀는 비밀 아지트도 만들고, 만화도 그리고, 이야기도 쓰고, 여행도 함께 다녔다. 할머니는 무엇이든 다 알고 있었고,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할머니는 손녀의 둘도 없는 든든한 친구였다.
그런데 어느 날 할머니는 아무것도 못 하게 된다. 처음에는 옆집에 사는 아줌마 이름을 잊거나 손녀가 학교에 다니는 걸 잊더니 기억을 못 하는 게 점점 늘어간다. 시내에서 몇 번 버스를 타는지도 잊어버리고, 요리하는데 식용유 대신 세제를 넣기도 한다. 옷의 단추 채우는 걸 어려워하고, 칼 잡는 법도 잊어버린 할머니는 끝내 요양원으로 가게 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할머니의 기억은 점점 더 많이 지워지더니, 마침내 아들도 손녀도 알아보지 못하고 만다.
이런 현실에 아이는 슬프고 고통스러워한다. 아빠의 이야기를 들으며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어떻게 되는지 알게 되고, 아이는 차츰 현실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기억을 잃은 할머니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일을 기발한 생각을 떠올린다. 다시 웃음을 찾은 아이는 이렇게 말한다. “괜찮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