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작은 생명들의 지혜
자연을 이해하고 감성을 길러주는 그림책
<세상에서 가장 포근한 둥지>는 익숙하지만 잘 알지 못했던 새들의 모습을 잔잔하면서도 속도감 있게 보여줍니다. 둥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새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생존 본능을 바탕으로 한 작은 생명들의 지혜와 인내에 감동하게 됩니다. 겨울이 끝나가는 이른 봄, 길가나 공원에서 새들이 만들고 떠난 빈 둥지를 종종 발견할 수 있습니다. 책을 읽고 나면 훤히 드러난 빈 둥지를 보면서 그곳에서 어떤 새들이 머물렀는지, 모두 어디로 떠나갔는지 관심이 생길 것입니다. 이렇게 시작된 관심은 생명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나와 다른 생명에게서 지혜를 발견하는 맑은 눈으로 차츰차츰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어린 관찰자들을 위한 생태학 입문서
이 그림책은 글과 그림 모두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보이는 그대로를 담백하게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볼 때마다 새로운 것들이 보이고 새로운 생각들이 자유롭게 떠오릅니다. ‘새들은 어떻게 노래를 배울까? 울새의 알은 정말 파랄까?’ 하는 생태적인 물음들이 떠오르기도 하고, ‘뱀은 어디로 갔을까?’ 하며 다른 생명의 행방과 안위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한 장면 한 장면을 꼼꼼히 들여다보는 것도 이 책의 또 다른 재미입니다. 엄마 새가 알을 고루 따뜻하게 품기 위해 이리저리 고쳐 앉는 모습, 뱀이 퇴장한 이후 아기 울새가 넷에서 셋으로 줄어든 모습, 사과나무가 꽃과 열매를 맺는 모습들을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듯이 평온하면서도 긴장감 있게 지켜볼 수 있습니다. 작가는 이런 것들을 글로써 모두 옮겨 적기보다는 그림으로 잔잔하게 풀어내어 독자들이 온전히 저만의 감상을 펼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자연에 충실하면서도 감성을 자극하는 이 책은 어린 관찰자들을 위한 완벽한 생태학 입문서일 뿐 아니라 자연을 사랑하는 어른들에게도 위안이 되는 선물 같은 책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