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본격적으로 시작된 더위와 함께 사랑스러운 여름 그림책이 출간되었다. 바로 《풍덩, 공룡 수영장》이다. 제목에서도 시원함과 귀여움이 느껴지는 이 그림책은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우수상을 받은 이정아 작가가 한 동네에 사는 실제 아이들의 일화를 엿보고, 거기에 작가만의 상상력을 덧붙여 만들어 낸 짧은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를 평소 일상의 아름다움과 따듯함을 표현해 온 김혜원 작가가 여름의 열기와 아이들의 천진난만함이 생생히 살아나도록 책 속에 구현하였다.
그림책의 이야기는 단순하다.
여름 방학이 시작되고 엄마는 은하, 우주 자매를 위해 다락에서 낡은 비닐 수영장을 꺼내와 마당 한가운데에 놓아 준다. 수돗가 호스를 통해 물이 쏟아져 들어오고 빵빵해진 비닐 수영장은 이제 보랏빛 통통한 공룡 수영장이 된다. 신나게 공룡 수영장에 뛰어드는 자매, 하지만 지나가던 동네 친구 태영이 형제가 찬물을 끼얹는다.
“너희 시시하게 그게 뭐냐? 우린 저번에 워터 파크 다녀왔다!”
한 번도 워터 파크에 가 보지 못한 은아 자매는 순식간에 김이 빠지고 가 보지 못한 워터 파크를 상상하며 애써 자존심을 지키듯 더 빠르게 발장구를 친다. 그러다 동네 개 태풍이 때문에 공룡 수영장에 들어오게 된 태영이 형제!
공룡 수영장에서 함께 놀게 된 네 아이는 ‘여름 방학 첫날’을 즐겁게 보내게 된다.
《풍덩, 공룡 수영장》에는 물장구치기, 포도 따 먹기, 호스로 물 뿌리기, 수박씨 뱉기, 옥수수 따기, 우산 돌리기 등 자연이 제공하거나 집에서 흔히 보는 소품을 이용한 놀이들이 등장한다. 얼핏 심심해 보이는 소박한 놀이들이지만 네 명의 아이들에겐 승부욕이 불타오르게도, 쉴 새 없이 웃음을 터트리게도 만드는 즐거운 장치들이다. 마지막 부분에 워터 파크에서 갑자기 물을 쏟아내는 물탱크와 소나기를 담은 구름을 비교하는 아이들 모습에서는 한줄기 풀도 거르지 않고 물을 골고루 뿌려 주는 자연의 너그러운 마음을 깨닫게 해 준다.
‘여름’의 풍경이 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