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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 같고 친구 같은 군인 석상 - 위로와 애도의 대상
“모든 일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이날부터 나는 돌로 만들어진 군인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뜻하지 않은 상실로 마음에 상처를 안고 있는 사람 혹은 사회에게는 충분한 애도의 시간과 마음을 터놓고 위로받을 대상이 필요하다. 오언에게 군인 석상은 바로 그런 존재였다. 1차 세계대전 당시 전사한 군인들을 대표하는 석상이지만, 오언에게는 그 이상이었다.
2년 전, 군인이었던 아빠가 시리아에 파병되었다가 살아 돌아오지 못한 뒤(이 사실은 소설 후반부에서야 밝혀진다, 오언과 엄마는 하루하루를 힘겹게 지낸다. 자신도 버거운 상태에서 더 큰 상실감과 무력감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엄마까지 챙겨야 하지만, 오언은 누구에게도 슬픔과 걱정을 털어놓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늘 지나쳤던 동네 공원에 있는 낡은 군인 석상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하고 오언은 석상에게 말을 걸기 시작한다. 그날부터 벤치에 앉아 있는 군인 석상은 묵묵히 오언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군인 석상은 아무 말이 없지만, 어떤 이야기도 할 수 있고 어떤 이야기도 들어주는 아빠 같은 존재이자 소중한 친구가 된다.
■ “아저씨를 지켜야 해!” - 믿음을 지키려는 용감한 행동
한편 시의회는 공원 정비를 계획하며 군인 석상을 철거하기로 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오언은 군인 석상을 지킬 방법을 찾는다. 시의회 담당자와 신문사에 철거를 취소해 달라는 메일을 보낸다. 하지만 너무 낡아 용맹함을 기리기에는 부족하니 더 이상 존재 의미가 없다는 답신을 받는다.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지!
아저씨면 충분한데!
아저씨는 이미 많은 걸 상징하고 있는데!”
오언의 심장은 떨린다. 군인 석상은 그저 단순한 돌조각이 아니라, 모든 전사자를 대표하고 그들의 용감함을 기리는 동시에 유족들의 아픔을 어루만져 주는 상징임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오언에게는 이제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아빠와도 같은 존재이자 속마음을 터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