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1부 철도의 양면성, 근대화와 수탈
1 기차와 마주한 한국인의 첫 경험
2 철길 따라 피어난 슬픈 꽃
3 한반도에서 불붙은 철도 궤간 전쟁
4 대륙 침략의 발판, 한국 철도
5 철도, 러일전쟁의 승패를 가르다
6 손기정 선수의 여정 속 압록강철교
7 관부연락선과 국제철도 네트워크
2부 철도에 깃든 저항과 삶
8 이토 히로부미에게 돌을 던진 안양역 의거
9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
10 조선총독에게 폭탄을 던진 노인
11 서울의 랜드마크 경성역과 시계탑
12 시민의 발이 된 전차의 추억
13 철도 투신에 이른 고단한 삶
14 가슴 아픈 사랑의 종착점, 철도
주
참고문헌
찾아보기
“양귀는 화륜선 타고 오고, 왜귀는 철차 타고 몰려든다”
철도를 따라 흐르는 식민지 근대의 풍경
철도는 산업혁명 시기 근대화의 견인차이자 상징이었다. 철도로 상징되는 근대의 문명과 이기는 서구에서 시작해 동아시아 지역으로 파급되었고, 동아시아 각국에서 철도는 근대화를 위한 필수적인 과학과 기술의 실체로 인식되었다. 우리 근대사 역시 철도의 출현·발전과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고 전개되었다. 철도는 근대화와 자주독립이라는 양대 과제를 달성하기 위한 불가결한 수단인 동시에, 일제가 한반도와 그 북쪽을 침략하기 위한 효과적인 통로였다. 따라서 철도는 우리 근대사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실마리다.
지은이 김지환 교수는 정치사, 군사사, 외교사, 경제사 등에 기반을 둔 전통적 역사 서술과 달리, 철도와 교통운수를 통해 근대사를 새롭게 바라보고 해석하고자 했다. 특히 책, 잡지, 신문기사, 편지, 보고서 등 다양한 사료들을 적극 인용하여 철도를 따라 흐르는 근대의 풍경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이 책이 우리 역사의 질곡과 고된 민초들의 삶을 되새겨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화물차 가는 소리에 지원병 보낸 어머니 가슴만 쥐어뜯고요”
근대화와 자주독립, 수탈과 침략의 갈림길을 걸어온 철도
1876년 일본에 수신사로 파견된 김기수는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기차에 몸을 실었다. 부산에서 요코하마항까지 당도한 기차는 조선통신사가 4개월이나 걸렸던 거리를 불과 일주일만에 주파했다. 김기수는 이렇게 탄식했다. “오사카에서 기차를 타고 고작 담배 한 대를 태울 사이에 도쿄에 도착하고 말았다.” 1895년에 《서유견문》을 펴낸 유길준 역시 미국에서 대륙횡단열차에 탑승한 감상을 기록해 놓았다. “신마보다 빠르고 축지법을 쓰는 것 같아 충격을 금할 수 없었다.”
철도는 전통시대를 살아온 한국인들에게 근대 문명을 가르치는 학교이자 스승이었다. 정해진 시각에 출발하고 도착하는 기차는 특히 근대적 시간의 개념을 뚜렷이 보여주었다. 기차는 “양반이라 해도 기다려주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