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와 굽이 09
새벽의 노래
도화선처럼 21
배-어머니 30
가족은 하나의 체제다 34
조숙한 괴물 39
그러나 무엇이 있었다… 43
내면의 목소리들 51
아방가르드보다 앞에서 57
랭보의 재활용 63
정치적 재활용 69
함의含意 타도! 80
말의 노래
파우스트가 되다 85
임무 완수 90
현실에 충성하다 96
신비와 아편 100
상상의 미술관 106
견자와 부랑자 116
타자의 규율 121
배경의 지옥 130
일뤼미나시옹 137
아에이오우, 아야! 145
장난 151
황금과 진창 159
자기 훼손 167
복구 172
길의 노래
걷기와 꿈 181
어린 시절의 길들 187
아르튀르의 걷기 191
죽음을 향한 걸음 196
죽도록, 권태 199
말과 움직임 204
왜 침묵했을까? 208
달아날 것, 저 아래로 달아날 것! 215
우리와 먼, 아프리카에서 219
고통의 암 225
숙명주의는 휴머니즘이다 230
포기의 지리 233
살아야겠다 237
옮긴이의 말 241
아르튀르 랭보의 길을 만나는 시간.
“하지만 랭보, 그대는 어디로 가고 싶은지 알았는가?”
매년 여름 프랑스의 라디오 방송국 <프랑스 앵테르>에서 몽테뉴·보들레르·빅토르 위고·호메로스·파스칼 등, 위대한 작가들의 명저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그 내용을 책으로 펴낸 이 “함께하는 여름” 시리즈는 지금까지 프랑스에서만 85만 부가 판매되고 전 세계 75개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현재 프랑스 고등학교의 문학 교재로 쓰이고 있다고 한다. 이제는 연례행사가 되어, 해마다 많은 독자가 위대한 저자들을 먼저 라디오 방송으로, 뒤이어 책으로 만나기를 고대하는 이 시리즈를 국내에서는 뮤진트리가 매년 여름 소개하고 있다.
2020년에 방송되고 2021년에 책으로 나온 이 랭보 편의 저자는 모험가이자 작가인 실뱅 테송이다. 걷고 또 걸으며 바라본 풍경 속에서 생각을 다듬고 시를 쓴 방랑자 랭보를, 극한 조건의 여행과 탐험을 즐기는 작가 테송이 깊은 이해와 빛나는 사유로 이야기한다. 이 책에 대해 프랑스 아마존에 독자들이 남긴 수백 건의 서평이 증명하듯, 테송은 우리에게 랭보를 안내하기에 더없이 적합한 사람이다. 테송의 문장은 강렬하면서도 아름다워서, 이 책에서도 37개의 주제로 쓴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읽는 이의 마음에 바람을 불어 넣는다.
역시나, 테송은 랭보를 이야기하기에 앞서 시인 랭보가 늘 걸었던 길을 따라 걷는다. 프랑스와 벨기에 국경에 위치한 뫼즈강을 따라, 랭보가 쏘다녔던 들판과 그가 바라본 풍경 속에 스며들면서, 이곳을 거닐며 시를 썼던 어린 랭보를 만난다. 첫 시를 썼던 열 살의 랭보, 매일 라틴어로 수많은 시를 써댔던 학생 랭보, 자신의 시를 파리의 베를렌에게 보냈던 랭보. 좁기만 한 고향을 떠나 브뤼셀·런던·파리·자바·아프리카를 떠돌며 도화선 같은 삶을 살고, 시집 두 권과 떠들썩한 침묵을 남기고는 급기야 다리 하나를 잃고 서른일곱에 죽은 시인의 삶을 돌아보기에 그만한 곳이 없었으리라.
“왕이 되고 싶었으나 제 운명의 하인이 된 인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