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떨어져 살아야 하는 열 살 여자아이가 느끼는
감정의 굴곡을 섬세하게 담아낸 동화
기대에 들떴던 여름휴가 여행.
마이의 마음속에서는 찬바람만 휭휭 몰아친다.
엄마와 떨어져 살아야 한다니. 엄마가 어디에 있든 내 엄마라는 건 똑같다고 생각해 보지만……. 아, 어떡해! 머리로는 알겠는데 마음은 너무 섭섭하고 불안해!
엄마의 갑작스런 해외 근무 이야기가 나온 뒤로 쌍둥이 커플처럼 언제 어디서고 꼭 붙어 다녔던 엄마와 아빠는 사사건건 의견이 엇갈리고 다툼이 잦아졌다. 아빠는 엄마에게 가족과 일 중 하나를 택하라고 밀어붙였고, 엄마는 도전과 성장의 기회라며 떠나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 틈에서 불안 덩어리를 안고 지내 온 마이.
아빠와 단둘이 미국 고모네로 가족 여행을 떠나지만, 뭘 해도 마이의 머릿속엔 엄마 생각만 가득하다. 어떻게 즐기란 거야, 엄마. 엄마가 없으니까 하나도 안 즐겁잖아.
열흘간의 여행에서 알게 된 것들
‘수런수런 숲’에서 보내는 사이 따끔거리던 마음은 어느새 스르르 풀리고…….
이야기는 기차를 타고 뉴욕주의 허드슨강을 지나는 장면에서 시작해 고모 집에서 보내는 열흘간의 이야기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엄마가 ‘은빛 강’이라고 표현했던 것처럼 여름 햇살에 반짝이며 아름답지만, 마이에겐 모든 것이 엄마를 생각나게 할 뿐이다.
고모네 집이 있는 마거릿빌은 숲속에 자리 잡은 산마을이다. 숲속의 집에서, 또 숲에서 만난 여러 식물들과 동물들이 살아가는 소리로 숲은 언제나 ‘수런수런’하다. 바스락바스락, 버석버석, 작은 동물들이 풀을 밟는 소리와 바람에 나뭇잎들이 흔들리는 소리…… 생명력과 활기로 가득한 ‘수런수런 숲’. 이 숲을 너무나 좋아했던 마이의 엄마가 생각해 낸 이름이다. 숲에 둘러싸인 고모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은 숲에서 불어오는 바람처럼, 불안하던 마이의 마음을 조금씩 어루만져 준다.
여기에 엄마가 숲속의 제빵사라고 부르는 고모, 동화 작가이자 목수인 고모부는 숲의 냄새가 묻어날 것은 인물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