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임이 없다고 버려질 운명에 처한 실험 도구들의 운명은?
과학 실험 여기저기에서 활약하던 알코올램프 군은 어느 날 위기의식을 느낍니다. 새로 들어온 가스레인지가 어느새 자신을 대신하는 일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이러다 혹시, 쓸모가 없어진 기구들이 모인다는 과학실 구석의 ‘열리지 않는 선반’에 가게 될까봐 두렵습니다. 알코올램프 군은 기존 칠판 대신 바뀌어 있는 멋진 전자칠판을 보며 “어쩌면 새로운 것이 더 좋을지 몰라.”라고 변화를 수긍하기도 하고, “나는 아직도 할 수 있는 게 많은데…, 더 이상 쓰이지 않는다면 버려질 수밖에 없다는 건가? 안 돼!” 하고 갈등하기도 합니다. 과연 알코올램프 군은 시대가 가져오는 차가운 흐름 속에서 어떻게 될까요?
과학실의 실험기구들도 세대교체가 있다는 것을 생각을 해보셨나요. 이 책을 보면서 부모 세대는, ‘익숙했던 알코올램프가 지금 아이들에게는 낯선 것이 될지도 모르겠구나, 나는 알코올램프 세대인데…’ 하며 왠지 추억의 한 자락이 사라지는 것 같은 허전함을 느낄지도 모릅니다.
이처럼 이 책은 과학실의 과거와 현재를 느끼게 해줍니다. 예전에는 많이 사용했지만 이제는 더 성능이 좋고 사용이 간편한 새로운 기구들이 나오면서 기존의 기구들은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이유로 뒤안길로 사라지는 안타까운 현실이 그려집니다.
“더 이상 쓰이지 않게 되면 버려질 수밖에 없는 건가요?”라는 알코올램프의 외침처럼 이런 고민이 비단 과학실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우리의 삶의 모습과 닮았다는 생각에 이르면 왠지 씁쓸하기까지 합니다.
씁쓸하지만 받아들여야할 과학실의 세대교체
그렇지요. 도구나 사람이나, 어느 날 지금까지 해왔던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없을 때가 오고, 그 일을 더 잘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새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무가치해져서 사라진다기보다는 릴레이 경기에서의 주자끼리의 바통 터치 같은 것이 아닐까요? 세상을 이롭게 하기 위해 열심히 달려왔던 기구들이 보다 더 좋은 세상을 위해 다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