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서설
김삼돌의 고백
제1부 전략적 글쓰기
집안의 역사 고백
당국을 기만하기
자서전 쓰기의 전략|변명성 글쓰기|허위 기재|의도적 누락
평정서: 개개인을 해부하기
기만적 글쓰기 적발|눈가리개를 하지 않은 평정자들
제2부 해방의 소용돌이
해방의 전조
소련군 참전|수심에 젖은 피란민들
기록으로 포착된 해방의 순간
감격에 젖은 사람들|일본인들 사이에서 맞은 해방|일제의 군병에서 조선의 군인으로
해방의 두 얼굴
민족성 되찾기|혼돈에서 건설로
해방군의 나라
붉은 군대|러시아어 학습 열풍|소련계 한인 서춘식
제3부 대중조직 건설운동
해방기의 혼란 수습
질서유지에 앞장선 학생 치안대원들|임시 치안기구에서 영구 보안기구로|자치기구 결성에 나선 조선인들
북조선 청년층 장악
공산청년동맹|민주청년동맹
인민 장악과 동원의 가교 사회단체
제4부 일제 잔재 청산
공분의 표적 일본인과 친일파
보복 대상이 된 일본인들|친일파 척결
면죄부를 받은 일제시기 공직자들
참회와 속죄|비켜가지 않은 처벌
제5부 반체제운동
좌우 대립
우익을 지지하는 학생들|정치투쟁의 장으로 돌변한 학원사회
우익 기반의 몰락
사상투쟁의 선두에 선 민청|학내 경찰력 투입|수면 아래로 잠수한 저항운동
제6부 주도권 쟁탈에 나선 정당들
북조선공산당(북조선로동당
혁명투사 선발과 육성|부적격자 처벌과 축출|“종파분자”로 몰린 고영찬
우당友黨: 연대와 갈등의 불협화음
조선의용군과 독립동맹의 만주 진출|조선신민당|조선민주당|천도교청우당
제7부 혁명의 시작, 토지개혁
몰수와 분여
토지개혁의 정당성|역사의 현장에서 본 토지개혁|과열된 계급투쟁, 2차 토지개혁으로
환호와 보답
토지개혁이 낳은 기적|체제의 버팀목이 된 빈농들
시련과 저항
토지개혁이 불러온 절망과 시련|불만을 넘어 저항으로
제8부 국가 건설
기술자 부족 사태
인재 충원과 간부 등용
일
북한사 연구의 새로운 지평 제시
국내에서 북한사 연구 분야는 그 역사도 짧고 연구진도 두텁지 못했다. 게다가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자료 입수에 많은 제약을 받았다. 이제는 우리 사회의 민주화와 사료 개방정책 덕분에, 중국 당안과 몇몇 러시아 아카이브를 제외하고, 북한 관련 자료의 제한이 대부분 풀렸다. 그에 힘입어 이 책은 결이 다른 글쓰기를 시도하고 있다. 역사학자라면 누구나 탐낼 만한 신선한 사료를 바탕으로 과거를 추적하기 때문이다.
20년 넘게 북한사를 연구해온 지은이는 북한 당국이 체제 유지 혹은 강화를 위해 개개인들로부터 수합한 879인의 자술서?이력서 그리고 이에 대한 상급자의 평정서들을 중심으로 북한사의 핵심 이슈들을 흥미롭게 엮어냈다. 이 자료들은 한국전쟁 당시 북한에 진주했던 미군이 노획해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에 보관 중이던 사료들이다. 교수 교사 학생 공직자 간부 노동당원 군인 등 북한의 젊은이들이 생존을 위해 혹은 출세를 위해 털어놓은 그들의 삶은 그만큼 진솔하다. 그러기에 그간 정치사 제도사 중심으로 진행돼 왔던 북한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
(참고: 미군이 전시에 북한지역 공공기관에서 탈취한 이 문건들은 그 기관에 근무한 직원들 개개인의 기록물이다. 구체적으로 김일성종합대학 교수진, 평양공업대학 교수진, 흥남공업대학 교수진, 평양의학대학 교수진, 함흥의과대학 교수진, 청진의과대학 교수진, 평양교원대학 역사과?지리과?노어과?수학물리과?화학과?체육과 학생들, 황해도 재령군 내 각 중학교 교사들, 강원도 김화군?평강군 내 각 중학교 교사들, 함경남도 영흥군?함주군 내 각 중학교 교사들, 황해도 벽성군?송화군?은율군 내 참심원들, 조선인민군 하사관과 병사들, 조선중앙통신사 직원들 등의 자서전?이력서이다.
이제까지 연구자들이 주로 활용한 북한 관련 자료는 잡지나 신문처럼 딱딱하고 무미건조한 자료들이 대부분이다. 철저한 검열의 전통이 지속돼 왔기 때문에, 북한의 공식 간행물에서 생동감이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자서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