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명’ 소재가 주는 친근함 속에 녹아든 성장 코드
누구나 한 번쯤 별명 때문에 고민을 하기 마련입니다. 이름이 어떤 물건 이름과 비슷해서, 키가 작아서, 연예인과 닮아서, 안경을 써서……. 하지만 그 별명이 때로 나만의 캐릭터가 되기도 하고, 친구와 진짜 우정을 나누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이 책의 주인공들도 별명 때문에 울기도 하고 또 웃기도 하면서 결국 한 뼘 자라납니다. 이야기 속 ‘늑대 박’ 영조와 ‘멧돼지 김’ 성모, ‘빈둥빈둥 달팽이’ 경진이, ‘땅콩’ 소연이를 보며 아이들은 동질감을 느끼고, 자연스럽게 감정이입을 하다가 한층 성장해 가는 모습에 뿌듯함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깊은 여운으로 다가오는 단편 모음집
세 이야기는 가슴 따뜻한 감동과 여운을 줍니다. 어쩌다 보니 서로 별명을 지어 주게 되어서 사뭇 껄끄러웠던 두 아이가, 마음을 나누고 친구가 되는 순간을 그린 첫 번째 이야기에서는 특히 주인공 영조의 감정 변화를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툭 내뱉은 말 때문에 본의 아니게 별명을 지어 준 셈이 되어 성모에게 살짝 미안함이 들었다가, 그 미안함 때문에 아이들이 성모를 놀리는 것에 대항하기도 하고, 또 자기 편을 들며 친구들에게 고함을 치는 성모에 대한 고마움과 듬직함을 가지기도 하는 등 줄곧 영조의 감정 라인을 세심하게 따라갑니다. 그리고 서로를 바라보며 활짝 웃는 영조와 성모의 마지막 모습에서 서로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으리라 짐작하게 합니다.
두 번째 이야기에서 ‘빈둥빈둥 달팽이’라는 별명 때문인지 왠지 모르게 달팽이에게 끌렸던 경진이는 우연히 달팽이를 키우게 되면서 모든 것이 달라집니다. 날마다 달팽이를 살피며 관찰력도 키우고, 전과 달리 새살새살 이야기도 늘어놓고, 상을 타면서 자신감도 기르게 됩니다. 하지만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는 법. 달팽이 ‘왼돌이’와 아기 달팽이들을 위해 결국 이별을 택하고, 경진이는 한층 성숙해집니다.
세 번째 소연이와 승도 이야기는 회장 자리를 놓고 경쟁하던 여자아이와 남자아이 사이의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