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의 말 5
서론 : 바벨탑과 창힐신화 13
제1장 주령(呪靈시대 29
1. 돼지의 집에서 인간의 집으로 36
2. 주령시대의 주구(呪具 51
제2장 존재의 시작 : 신과 함께 111
제3장 사람의 일생 115
1. 존재의 의례 116
2. 출생의 의례 118
3. 성인식의 의례 118
4. 명명의 의례 120
5. 배우고 익히기 124
6. 결혼의례 127
7. 병과 치유 133
8. 죽음의 의례 136
제4장 고대 중국의 국가론 145
1. 제사와 전쟁 145
2. 고대 중국의 국가론 155
제5장 주술의 세속화 183
1. 주술과 도덕 183
2. 도덕과 이성 209
제6장 국가와 문자 221
1. 고대제국과 그 공용성 221
2. 한자와 알파벳 239
제7장 국가와 행복 273
결론 355
참고문헌 367
찾아보기 378
서양의 문자들과 다르게 어떻게 한자는 생성 초기부터 현재까지 큰 변화 없이 사용되고 있는가
흔히 인류 4대문명이라고 하는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인도, 황하문명은 모두 상형문자로 출발했다. 고대 상형문자는 역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사멸과 형태의 진화를 가져왔는데, 유독 동양 문화권(특히 동북아 문화권에서의 한자문명은 지금까지 살아남아 한자가 여전히 쓰이고 있다. 특히나 중국문명의 지속성에 대해서는 수많은 학자가 이야기해 왔지만, 한자는 곧 중국문명의 지속성과 연관된 핵심적인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중국에서는 문자와 관련된 유명한 창힐(蒼?신화가 있는데, 그 내용은 “창힐이 문자를 만들자 하늘이 비를 뿌리듯 곡식을 내리고 귀신이 밤에 울었다”라는 짧은 것이다. 서양 문화권이 바벨탑신화 이래 셈족과 아랍족의 수많은 언어와 문자로 갈라진 반면에, 중국에서는 창힐신화 이후 신이 울고 간 것처럼 하나의 한자 문화권으로 유지되어 왔다. 즉 중국에서는 바벨탑과 같은 언어의 혼란이 일절 야기되는 일이 없었다. 귀신도 울린 한자는 진시황의 통일 제국이 나타난 이래, 동아시아 문명의 중심문자로서 사용되어 왔고, 현재 중국 당국이 다민족 통일국가라고 말하는 한족(漢族을 포함한 56개 민족으로 구성된 중화인민공화국의 공용문자로 쓰이고 있다. 이는 문자의 역사상 놀라운 사실임에 틀림없다.
1899년 갑골문의 발견, 그리고 한자학의 대가 시라카와 시즈카의 패러다임 전환!
앞서 언급했듯이, 중국이라는 문명이 하나의 문명권으로서 장구한 생명력을 가진 데에는 분명 한자와 관련 깊은 것이 있을 수 있다. 역사와 문화는 언어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인식한다면 더욱 그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한자의 원형 내지 초형이 이루어진 주령(呪靈, 또는 주술시대의 갑골문부터 잘 살펴보아야 한다. 그런데 1899년 갑골문이 발견되기 이전까지는 앞서 언급했던 후한 때의 허신이 쓴 『설문해자』가 절대적인 권위를 갖고 있었다. 갑골문의 발견으로 인해 한자 해석의 새로운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