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신약성경 27권 중에 바울이 쓴 책이 무려 13권입니다. 그중에서 로마서를 가리켜 기독교 교리를 가장 잘 설명한 책이라고 합니다. 여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다른 서신서들은 바울과 관계가 있는 교회나 개인에게 보낸 것인데 반하여 로마서의 수신자인 로마교회는 바울과 아무런 관계가 없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갈라디아서는 바울이 갈라디아교회에 보낸 편지입니다. 바울이 2차 전도 여행 중에 갈라디아교회를 세웠는데 갈라디아교회에서부터 별로 반갑지 않은 소식을 듣게 됩니다. 갈라디아교회에 율법과 복음에 대한 갈등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바울이 어떤 내용을 말해야 할까요? 당연히 율법과 복음의 관계를 설명해야 합니다. 기독교 교리 전반을 얘기할 여유가 없습니다. 고린도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바울이 세운 고린도교회에 분파, 우상, 간음 등의 여러 병리적 현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고린도교회에 서신을 보내면서 주로 그 문제를 언급했습니다.
로마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로마교회는 바울이 세운 교회가 아닙니다. 더구나 바울은 로마교회를 방문하고 싶어 하면서도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평생 로마교회를 방문해 보지 못하고 그의 사역이 끝날지도 모릅니다. 이런 바울이 로마교회에 편지를 쓰려니, 자기가 아는 기독교의 전반적인 내용을 전부 다 쏟아 놓아야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런 로마서를 가리켜서 기독교 교리의 중심이 되는 책이라고 합니다.
이런 때문인지 많은 설교자가 로마서를 강해하고 싶어 합니다. 신구약 성경에서 책 하나를 택해서 강해하라고 하면 대부분 로마서를 택하지 않나 싶습니다. 저 역시 부목사 시절에 청년회 성경 공부를 인도하면서 로마서를 강해한 적이 있고, 교회를 개척하고 20년 목회하는 동안 찬양예배 때와 수요예배 때, 그리고 주일낮예배 때 각각 한 번씩 로마서를 강해했습니다.
부목사 시절의 일입니다. 청년회에서 회지를 발간하면서 저한테 원고를 부탁하기에 어떤 내용을 쓸까 하다가 로마서 강해를 연재한 적이 있습니다. 성경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