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1. 고대 그리스 아테네를 무너뜨린 전염병
2. 중세를 뒤흔든 페스트
3. 신항로 개척 시대 무기가 된 천연두
4. 노예선을 따라 퍼져 나간 황열
5. 19세기 도시를 휩쓴 콜레라
6. 세균의 발견과 결핵
7. 세계 대전보다 더 독한 독감
8. 어린이들을 위협한 소아마비
9. 새로운 질병과 바이러스, 에이즈와 에볼라
10. 코로나19와, 미래의 질병을 막는 방법
작가의 말
용어풀이
현재도 진행 중인 전염병의 역사
세상을 바꾼 전염병 가운데 11가지를 시대별로 살펴본다.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는 첫 전염병은 ‘아테네 역병’인데, 이로 말미암아 고대 그리스 도시 국가인 아테네는 스파르타와 벌인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 패하며 몰락했다. 이후 동로마 제국 인구의 반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또 다른 역병이 14세기에 다시 나타나 유럽을 휩쓸고 마는데, 이것이 바로 페스트이다.
인류가 세계 곳곳을 누빌 수 있게 되면서 세균과 바이러스도 더 멀리, 빠르게 퍼져 나갔다. 유럽 탐험가들이 새로운 항로를 찾아 아메리카 대륙으로 향했던 배에는 천연두 바이러스도 함께 올라타 그곳의 제국들을 단숨에 멸망시켰다. 이후 아프리카 사람들을 노예선으로 실어 나를 때, 황열을 옮기는 모기도 함께 따라 들어왔다.
비로소 1800년대가 되어서야 병을 일으키는 주범인 세균의 존재를 알게 되었지만, 콜레라와 결핵을 박멸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그리고 세계 대전 시기인 1918년에 대유행한 독감은 전쟁보다 더 많은 목숨을 죽음으로 몰아갔다.
그러는 사이 위생이 개선되고 의학은 계속 발전했다. 그동안 인류를 괴롭혀 온 전염병은 역사책이나 박물관의 기록에서 볼 수 있을 거라 장담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항생제와 백신이 개발된 뒤에도 에이즈, 에볼라 바이러스, 조류 독감, 사스, 코로나19 등, 1970년대 이후에만 적어도 40개가 넘는 새로운 질병과 바이러스가 나타난 것이다. 세계 보건 기구(WHO에서는 이미 ‘21세기는 전염병의 시대’라고 규정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전염병이 대유행할 때마다 편견과 증오, 차별도 함께 퍼져 나갔다. 코로나19 대유행 후, 아시아계를 상대로 한 혐오 범죄가 늘었듯, 중세 시대 페스트가 창궐했을 때는 유대인들이 그 비난을 떠안았다. 또 1800년대 후반 뉴욕에서 콜레라와 티푸스라는 병이 유행했을 때도 동유럽에서 온 이민자들이 같은 취급을 받았다. 이렇듯 이 책은 전염병의 역사가 과거의 지나간 사건이 아닌,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는 것임을 일깨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