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펴내며
프롤로그: 문명의 요람, 아나톨리아에서 시작하는 인류 이야기
1부 아나톨리아-바빌로니아-페르시아 1만 년의 역사
1장 아나톨리아 문명: 인류역사의 태동
1 괴베클리 테페
2 차탈회위크
2장 바빌로니아: 함무라비법의 나라
1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중간지대 문명의 복원
2 고바빌로니아 왕국
3 바빌로니아의 후계국가
4 바빌로니아의 문화
3장 히타이트: 철기시대를 연 첨단기술 강국
1 히타이트의 역사와 거버넌스
2 카데시 전투
3 철기 생산과 히타이트 멸망의 미스터리
4장 프리기아: 신화에서 역사로, 미다스 왕의 신비
1 프리기아의 역사와 문화
5장 아케메네스조 페르시아: 인류 최초의 대제국
1 아케메네스조 페르시아 제국의 역사
2 페르시아의 거버넌스
3 페르시아의 문화
4 페르시아 전쟁과 제국의 멸망
6장 파르티아: 로마에 맞선 500년 대제국
1 알렉산드로스 왕의 정복과 파르티아의 수립
2 파르티아 제국의 성장과 멸망
3 파르티아 제국의 거버넌스와 문화
7장 사산조 페르시아: 1,200년 대제국의 종착지
1 사산조 페르시아의 등장과 발전
2 사산 제국의 종교
3 사산조 페르시아의 문화와 대외관계
4 페르시아 제국의 멸망
2부 인류 대번영을 이끈 이슬람 문명의 역사
8장 압바스: 이슬람의 황금기
1 이슬람 제국 시대의 개막
2 압바스 제국의 등장과 번영
3 압바스조의 쇠퇴와 튀르크인의 성장
9장 호라즘샤: 중앙아시아의 이슬람 왕국
1 13세기 중앙아시아 최강의 이슬람 왕국 호라즘샤
2 호라즘샤의 성장과 종말
10장 티무르: 중앙아시아의 르네상스
1 티무르 제국의 성립
2 중앙아시아의 르네상스
11장 후우마이야와 나스르: 이베리아반도에 꽃 핀 이슬람 문화
1 후우마이야 왕조
2 나스르 왕조
12장 사파비: 이란 시아파의 자존심
1 사파비 왕조의 성립
2 압바스 1세의 통치와 사파비의 번성
3 사파비 제국
틀에 박힌 동/서양 이분법을 뛰어넘어
‘중양(中洋’의 눈으로 되찾은 인류문명사의 찬란한 완전판
오늘날 ‘역사’라는 개념을 관성적으로 구분하면 누구나 자연스레 ‘서양사’와 ‘동양사’로 나누고 만다. ‘서양사’는 그리스-로마에서 출발해 중세-대항해시대-르네상스-종교개혁을 거쳐 산업혁명과 근대 문명으로 귀결되면서 ‘세계사(世界史’라는 이름을 독점했고, 동서양의 균형을 내세우며 인위적으로 육성된 ‘동양사’는 중국사 일변도였다. 나머지 세상은 지역사, 변방사, 비주류 역사로 치부되었으며, 서양사와 동양사는 동전의 양면처럼 엄격히 분리된 채 이어져 오다 근대에 이르러서야 ‘서양이 동양을 개화시키며’ 융합되었다는 식으로 말해져 왔다.
그러나 이는 속속들이 잘못된 역사인식이다. 서양의 문명과 문물은 서양에서 기원하지 않았고, 동서양은 인류사의 모든 순간을 통틀어 교류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지구는 동전처럼 평평하지 않았고, 그렇기에 서양과 동양을 촘촘히 이어준 ‘중간문명’이, 더 거슬러 올라가 ‘인류문명’이라는 것 자체를 탄생시킨 ‘중심문명’이 분명하게 존재해왔다. 그저 틀에 박힌 동/서양 이분법에 의해 외면되었을 뿐이다. 문명의 본향은 바로 ‘오리엔트-중동’이었다.
《인류 본사》는 오리엔트-중동 지역을 바탕으로 인류사를 다시 쓴다. 이러한 역사읽기 시도가 새로워 보이고 ‘본사(本史’라는 이름이 낯설게 느껴지지만, 실상 잃어버린 역사의 제자리를 되찾는 일이다. ‘해가 뜨는 곳’이란 의미의 라틴어 ‘오리엔스(Oriens’에서 유래한 ‘오리엔트(Orient’는 오늘날 터키 공화국의 영토인 아나톨리아반도를 중심으로 인류 최초의 문명을 발아시킨 역사의 본토였다. 중동(中東은 유프라테스강과 티그리스강 사이 메소포타미아 지방을 기반으로 신화·문자·정치·기술 등 인간사회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온갖 문물을 창조해낸 문명의 요람이었다.
나아가 오리엔트-중동은 인간사회가 등장하고부터 산업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 약 1만 2,000년 동안 인류의 진보를 이끌어온 지구상에서 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