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의 버릇없음은 ‘닫힌 마음’의 표현임을 역설한 표제작
표제작 「싫어요 몰라요 그냥요」는 어린이가 어른한테 대거리하는 대표적인 말 세 마디가 소재인 매우 독특한 작품이다. 전반부에선 버릇없이 대거리하는 어린 ‘몽순이’가 등장해 어른의 속을 뒤집어놓는다. 하지만 몽순이를 권위로 다스리려 했던 코끼리 의사 선생님이 자신의 아들과 만난 후반부에선 몽순이가 내뱉었던 ‘싫어요’, ‘몰라요’, ‘그냥요’의 뉘앙스가 180도 달라진다. 어른의 억압에 대응하는 숨겨진 속마음이 되고, 급기야 독자도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저항의 언어가 된다.
작가는 말한다. ‘노 키즈 존’은 물리적 공간인 동시에, 어린이를 부족한 존재, 훈육의 대상으로만 여기는 어른의 마음이기도 하다고. 그런 어른의 시각과 태도가 어린이의 마음을 닫게 하고, ‘싫어요’, ‘몰라요’, ‘그냥요’는 닫힌 마음의 표현이라고. 어린이를 그대로 존중하고 환대하자는 이 책의 주제의식은 그들을 통제하기보다 성장의 기회를 열어주고 기다려주는 것이야말로 어른의 진정한 역할임을 강조하는 인식으로 연결된다. 이러한 주제와 인식은 동화집을 관통하며 어린이 독자에게 자기 성장을 이루도록 하는 ‘예스 키즈 존’으로 이 책을 형상화해낸다.
어린이를 ‘이유 있는 존재’로 그린, 공감하는 이야기들
「기절 염소」와 「열려라, 맘대로 층!」의 주인공 ‘시우’와 ‘하늘이’는 말썽꾸러기다. 가족과 한 약속은 안 지키기 일쑤고, 학습지는 풀지도 않은 채 숨겨놓으며, 아파트 엘리베이터의 층별 단추를 전부 눌러서 엘리베이터가 모든 층에 서게 한다. 분명 잔소리와 훈육의 대상이다.
그런데 이 작품들은 시우와 하늘이의 말썽이 어디에서 기원했는지를 살핀다. 아이들은 마냥 놀고 싶고 맛있는 것만 먹고 싶고 장난감을 갖고 싶고 친구랑 같이 놀고 싶은데, 외로움은 견디기 어려운데, 그런 마음에서 비롯한 행동을 미숙함이 아닌 어린이다움으로 인정한다. 어린이라는 존재의 특성을 지지하고, 그들의 마음에 공감하며 믿어주는 셈이다.
어린이를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