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자들이 인간을 뼛속까지 사회적이라 했듯이, 아들러가 인간이 더 나은 생존을 위해 발전시켜야 할 것이 사회적 동물로서의 공동감각, 공동체 감정이라 하였다. 이 책은 아들러의 이러한 심리학 사상을 활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아들러의 심리학과 사상을 새롭게 확장하는 데서도 몇 가지 기여하는 바가 있다.
아들러 심리학을 진화심리학으로 재해석
첫째, 아들러 심리학을 진화심리학으로 파악하고, 그의 심리학을 재해석하고 재구성한 점에서 기존의 아들러 관련 문헌과 차별성이 있다. 기존의 아들러 심리학에 대한 문헌들은 아들러 심리학의 지적 계보를 설명할 때 주로 프로이트와의 관계에 초점을 맞춰서 언급하지, 아들러가 독자적인 심리학 패러다임을 창안했다는 사실은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다. 아들러를 찰스 다윈, 칼 맑스와 같은 거장들의 영향을 받아 성장한 독립적인 학자로 보지 않고, 프로이트의 후학 정도로 잘못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아들러 심리학이 진화론의 전통에서 서 있었다는 것을 최초로 주장하고, 아들러 심리학 전체를 진화심리학적 관점으로 재해석한다. 아들러와 동시대를 살았던 칼 융이 당시의 최대 뉴스는 찰스 다윈의 업적이라고 했다는 말에서 영감을 얻고, 나는 당시의 최대 뉴스였던, 당시의 첨단 학문인 진화론을 아들러가 간과했을 리가 없다고 판단했다. 혹시 아들러도 진화론의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고 아들러 심리학을 탐색하는 시도를 하게 되었다. 그 결과 아들러의 글인지, 다윈의 글인지 구별이 안 될 정도로 진화론적 흔적이 강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진화심리학의 관점에서 아들러 심리학을 이해하는 것은 인간 본성의 이해에 획기적인 도움이 된다. 거친 자연과 사회의 치열한 생존경쟁 속에서 살아야 하는 인간에게 열등감이 기본감정이라는 언명이 비로소 제대로 이해된다. 생존과 번식이 인간의 궁극적 행동목적이라고 밝힘으로써 막연히 아들러가 목적론자라고 하는 언명을 넘어서 목적의 본질이 무엇인지도 명료하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진화론적